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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전국으로 번진 코로나, 추경 머뭇거릴 여유 없다

어느새 코로나19에 뚫리지 않은 곳이 없는 상황이 됐다. 순식간에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전국 곳곳이 감염 공포로 얼어붙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를 가져야겠지만,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부의 신속한 대책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휩쓸지 않은 곳은 없을 정도다. 대구·경북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나마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던 경남, 경기, 충북, 제주, 전북 등에서도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병원 내 의료진 감염도 발생했고, 제주 해군·증평 육군·계룡대 공군 등 육해공군 부대까지 무방비로 뚫렸다. 일각에선 팬데믹(대유행)이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국민들 불안이 끝도 없이 커지는 가운데 걱정되는 게 우리 경제다. 특히 개인 자영업자들 비명소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실상은 더 처참하다. 경기부진에도 인건비·임대료는 오르고, 여기에 코로나19 강펀치까지 맞아 하루하루 도산 공포까지 떠안고 있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4·4분기 사업소득은 5분기 연속 감소세로, 이 통계 작성 후 최장기간 악화를 기록했다. 제조업 등 산업현장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처지다. 여전히 중국발 부품공급 차질로 공장의 정상가동이 원활치 않다. 불황의 끝이 안 보이면서 감원 태풍도 불 조짐이다. 업계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렸던 에쓰오일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코로나 치명상을 입고 있는 항공·유통업계 역시 희망퇴직, 무급휴직, 점포정리 등 비상계획을 실행 중이다.

국내외 기관들은 잇달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코로나 충격 속에 정부도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다시 '전례없는 특단의 대책'을 언급했다. "정부의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중차대한 위기국면에서 특단의 대책이 어설픈 백화점식 지원책이 돼선 결코 안될 일이다.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가기 전에 정부가 적극대응 자세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당장이라도 긴급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날 "야당 지도자들은 세금을 쓰지 말라고 하지만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경직된 규제는 재빨리 풀고 과감한 지원책은 바로 실행돼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꿈적댈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