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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자, 코로나19 무시 이스라엘 갔다?…안동시민 분노

성지순례 참가자, 네이버 밴드에 글·사진 게재 "코로나19 때문에 주위에서 못가게 하지만 우리는 포기 못해" 네티즌들 "이 책임을 어떻게 질거냐" 분노 표출

[안동=뉴시스] 김진호 기자 = 하룻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명 발생한 경북 안동시에서 성지순례에 참가한 한 참가자가 올린 밴드 글이 공분을 사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22일 안동시민이 주 회원인 어느 네이버 밴드에는 이스라엘 성지순례 참가자의 글과 사진이 실렸다.

사진은 안동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가는 차 안 모습, 이스라엘 현지에서 성지를 배경으로 찍은 단체사진 등이 게재됐다.

일부 순례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에는 '1년 동안 준비해 온 여행 드디어 떠납니다. 이스라엘~~~성지순례~~~너무 기대되요'라고 성지순례를 떠나는 설레임을 함께 적었다.

이어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주위에서들 못가게 하지만 우리는 포기할 수 없어요~~~'라고 썼다.

성지순례 출발전 코로나19를 걱정하며 주위에서 여행을 만류했지만 이를 뿌리치고 여행나섰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게재된 사진과 글에 분노를 표출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당신들 때문에 경북을 비롯한 안동 인근 도시들이 코로나19로 초토화 됐다. 이 책임을 어떻게 질거나?"고 따졌다.

또다른 네티즌은 "왜들 이리 니들 생각만 하고 사냐? 니들이 바로 **이다"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성지순례자, 코로나19 무시 이스라엘 갔다?…안동시민 분노
네이버 밴드에 한 이스라엘 성지순례자가 올린 글 (사진=네이버 밴드 캡쳐)

그러나 이 글을 게재한 성지순례팀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팀과는 다른 팀인 것으로 밝혀졌다. 민감한 시기에 성지순례와 관련된 게시 글에 '코로나'를 언급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했다. 이 글 게재자는 ''우리팀은 지난 9일 출발해 15일 오전 인천에 도착했고, 확진자가 나온 팀은 8일 출발해 16일 도착한 다른팀''이라며 ''오해를 살까봐 급히 블로그글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한편 안동, 의성, 영주, 예천 등 경북 북부권 천주교 신도 39명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가했다.

전국 각지에서 이번 성지순례에 참가한 인원은 77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늘까지 총 9명으로 늘었다.

예천군 공무원(주소지는 예천, 실거주는 의성 안계)인 A(59·여)씨는 발열과 오한 등 이상증세를 느껴 지난 20일 예천군보건소에서 실시한 검사 결과 이튿날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았다.


22일에는 성지순례에 참가했던 영주지역 주민 B(61·여), 의성 안계면 주민 C(61·여·주소지는 영덕)씨가 확진자로 판명돼 자가 격리 조치됐다.

안동에서도 64세 남성 2명과 60~74세 여성 3명 등 총 5명의 성지순례 참여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서울도 이날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지순례에 참여했던 구로구 개봉동 주민 C(41·남·주소지는 경기 부천)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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