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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주주연합, 항공기 리베이트 '판결문' 주장은 '거짓'"

"주주연합이 고등법원 '판결문'이라 언급한 문서는 '수사종결합의서'" 
"리베이트 의혹 발생 시기, 조원태 회장 입사 전...조현아 전 부사장은 재직 중"


"조현아 주주연합, 항공기 리베이트 '판결문' 주장은 '거짓'"
[파이낸셜뉴스] 한진그룹 현 경영진이 대한항공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의 성명서 발표에 대해 거짓을 주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룹은 특히 형사사법체계가 다른 프랑스에서 외국회사와 검찰이 기소를 면제키로 한 합의서에 대한항공이 언급됐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근거도 없는 주장을 하는 3자 연합의 행태는 그룹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현 경영진은 8일 '조현아 주주연합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의혹 주장에 대해'라는 입장문을 통해 "조현아 주주연합의 판결문 주장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현 경영진은 "조현아 주주연합은 프랑스 경제범죄 전담 검찰의 '수사종결합의서'를 고등법원의 '판결문'이라고 거짓주장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조현아 주주연합이 제시한 문서는 검찰과 에어버스 사이에 체결된 사법적 공익 관련 합의서로 적시되어 있으며, 파리고등법원에 제출해 유효함을 인정받은 합의서로 객관적 증거에 기초한 재판의 판결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 진행 과정에서 프랑스 검찰 및 에어버스로부터 어떠한 문의나 조사, 자료제출 요구도 없었다"며 "합의서는 에어버스에 대한 기소면제를 목적으로 한 양자간 합의일 뿐, 제3자와의 사실 관계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에 맞서고 있는 3자 연합 측은 지난 6일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조원태 회장을 포함해 리베이트 사건에 관여한 임원들은 즉시 사퇴하고 한진칼의 새로운 이사 후보에서도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고등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는 2010년 9월부터 세 차례에 걸친 리베이트로 최소 1450만달러(약 170억원)를 대한항공 측에 지급했다"며 "그 중 세 번째 리베이트는 대한항공의 고위 임원이 사적으로 관련된 한국과 미국의 교육 기관의 연구 프로젝트 비용으로 지급됐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현 경영진은 또 "조원태 회장은 이번 리베이트 의혹과 무관하다"며 "A330 도입계약 시기에 조원태 회장은 입사 이전이었던 반면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재직 중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룹은 "합의서에서 언급된 리베이트 의혹 시기는 1996년부터 2000년 사이"라며 "조원태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했으므로 전혀 모르는 사안이며 송금이 2010년 이후에 이뤄졌다고 언급돼 있는데, 항공기 구매계약 시점과 송금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시점 사이 10년 이상의 간극이 있다는 건 상식적이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합의서에 언급된 중개인은 A320 기종 판매를 위해 고용된 인물로 당사가 구매한 기종은 A330 기종인 점도 이치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합의서 상의 600만달러는 에어버스가 자사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 대학교에 직접 기부한 것"이라며 "600만달러 기금은 에어버스, USC, 인하대, 항공대, 대한항공 인사가 고루 참여하는 '운영 이사회'를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이사회는 매년 공모를 통해 항공기 복합소재 부품 등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2018년에만 11개 수사기관으로부터 18번이 넘는 압수수색과, 수십회에 달하는 계좌추적 등 고강도의 수사를 받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항공기 거래와 관련한 위법 사실은 단 한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항공사 업계 리베이트 관행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면 수사 의향이 있느냐"며 "에어버스가 대한항공뿐 아니라 세계 유수 기업들에 항공기를 납품할 때 리베이트를 했다는 것으로, 고위 임원들이 약 180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내용"이라며 대한항공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