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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넷째주 주총위크…키워드 '경영 정상화'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 27일 주주총회 개최

항공업계 넷째주 주총위크…키워드 '경영 정상화'
[인천공항=뉴시스] 전진환 기자 = 9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활주로 계류장에 항공기가 줄지어 서 있다. 2020.03.0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내 항공업계의 상장사들이 이달 넷째 주부터 줄줄이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특히 27일에는 한진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한꺼번에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 중 경영권 분쟁 이슈가 엮인 한진칼과 HDC그룹이 인수를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등의 주요 안건에 관심이 쏠린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와 제주항공은 오는 25일, 한진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27일, 티웨이항공은 30일에 각각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에어부산은 아직 올해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내지 않았다.

이들 회사의 2020년 정기 주주총회를 관통하는 키워드로는 '경영 정상화'가 꼽힌다. 한진그룹은 지주사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통과시켜 조 회장 중심 경영 체제를 굳건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번 주총에서 이사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음에 따라 일단 현 경영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이사회 활성화에 나서며 국토교통부의 제재 해제 가능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 넷째주 주총위크…키워드 '경영 정상화'
[서울=뉴시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강성부 KCGI 대표. 2019.07.25. (사진=각사 제공)

◇결전의 날 앞둔 한진칼…조원태 사내이사 재선임안 관심

올해 한진칼 주주총회에는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가 결정된다. 한진칼은 이번 주총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안 등 이사 후보 추천 안건을 상정한다. 한진칼 이사회는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김석동 법무법인 지평 고문 등 5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주주연합'의 주주제안도 법령에 따라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다. 3자 연합 측은 사내이사에 김신배 전 SK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등 4명과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등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중 김치훈 전 상무는 후보를 자진 사퇴했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원태 회장 중심 경영 체제를, 3자 연합은 신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각각 내세운 상황에서 위임장 확보전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조 회장 측이 33.45%, 주주연합이 31.8%를 각각 확보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지분율 격차가 1%대에 그치는 만큼 소액주주의 표심 향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측은 최근 주주명부상 주소지로 직접 찾아가며 위임장에 동의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대한항공노동조합도 주주의결권 위임 동참과 관련해 노조에 문의하라고 안내에 나섰다. 3자 연합의 KCGI 측도 최근 의결권을 위임한다는 이메일이나 서명을 받는 업무를 할 아르바이트 직원을 모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이번 주총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위한 정관 변경 안건, 우기홍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과 이수근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 정갑영 전 연세대학교 총장 등 3명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의 건 등을 올린다. 대한항공은 사외이사 비중을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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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홍효식 기자 =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아시아나항공 발권 창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9. yesphoto@newsis.com


◇아시아나항공, 사외이사 1명만 신규 선임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주총에서 최영한 전 아시아나항공 안전 부사장의 사외사 및 감사위원 신규 선임을 안건으로 올린다. 최 전 부사장은 오는 3월 말 임기가 완료되는 정창영 연세대 명예교수의 뒤를 이어 사외이사 자리를 채우게 된다.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은 유지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한창수 대표이사 사장과 안병석 경영관리본부장 등 사내이사 2명, 정창영 교수와 박해춘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유병률 전 인천공항에너지 사장 등 사내이사 3명까지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는 신규 사내이사 선임건은 주총에 상정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HDC그룹이 당분간 아시아나항공 기존 경영진 체제를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항공산업의 업황이 극도로 나빠지고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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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시스/NEWSIS)

◇진에어, 사외이사 비중 확대…제재 해제에 영향 미칠까

국토부로부터 1년 반이 넘도록 제재를 받아온 진에어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비율을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을 올린다. 현재 진에어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진에어는 현재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비중을 과반으로 늘린다고 명문화한다. 이에 따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 감사위원 1명의 신규 선임에 나선다. 회사 안팎에서는 이 같은 이사회 강화안이 국토부의 제재 해제 검토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진에어는 주총에 김현석 진에어 인사재무본부장, 정훈식 진에어 운영본부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건, 남택호 지암회계법인 공인회계사와 박은재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의 사외이사 재선임건, 이우일 국제복합재료학회 회장과 정중원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감사위원회는 남택호 공인회계사와 박은재 변호사가 재선임, 정중원 전 상임위원이 신규 선임된다.

한편 제주항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재무기획 전문가로 알려진 이성훈 AK홀딩스 경영기획팀장을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 팀장은 25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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