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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막판 변수 '리베이트' 의혹…한진家 진흙탕 공방 점입가경

주주연합, 연일 '리베이트' 맹공…"수사 촉구" 한진그룹 "사실 아냐…소모적 싸움 벗어나야"

주총 막판 변수 '리베이트' 의혹…한진家 진흙탕 공방 점입가경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의 모습. 2019.04.08.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한진가 경영권 분쟁이 지주사 한진칼의 주주총회를 보름여 남겨놓고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맞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 주주연합'이 최근 '리베이트 수수 의혹' 카드를 꺼내들며 양측의 신경전이 더욱 거세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주주연합은 일주일 새 총 네 차례의 입장문을 내고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 수사를 촉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한진그룹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정면 부인하면서 주주연합 측의 경영 참여 의도를 맹비난했다. 아울러 한진그룹과 주주연합은 각각 '현 경영진 체제'와 '새로운 전문경영인 체제'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상호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주총 막판 변수 '리베이트' 의혹…한진家 진흙탕 공방 점입가경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20. misocamera@newsis.com


◇주주연합 "조원태가 리베이트 몰랐을 리 없어"

주주연합은 11일 입장자료를 통해 "에어버스가 2015년 11월3일 한진그룹 산하 정석인하학원에 발전기금 900만달러를 내놓은 다음날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며 현재까지 리베이트 관행이 지속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주주연합은 "프랑스 법원이 불법 리베이트 수수 사실을 명백히 확인했고, 이는 에어버스 스스로도 인정한 사실"이라며 조원태 회장이 2010~2013년 당시 대한항공 핵심 임원이었으므로 이 같은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4일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근 프랑스 검찰이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등에 항공기를 납품하며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보했다고 언급한 이후, 주주연합 측은 꾸준히 대한항공 리베이트 의혹에 대한 사법기관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어떠한 관련도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과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프랑스 에어버스 등에 확인을 요청했고 내부 감사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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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마지막날인 3일 오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9.06.03. 20hwan@newsis.com

◇한진그룹 "조현아 연합은 그룹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

연일 '리베이트 의혹' 공세에 시달린 한진그룹은 "조현아 연합이 그룹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화살을 돌렸다.

한진그룹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한항공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생존 위기에서 전 임직원이 혼신의 힘을 모아 위기 극복 중"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소모적인 싸움에서 벗어나 항공 산업을 살려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어려운)시점에 회사를 위기에 몰아 넣은 조현아 전 부사장, 수익 극대화를 위해 명분도 던져버리는 사모펀드, 업종과 상관없는 투자로 회사를 흔드는 투기세력들의 야욕은 그룹의 생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한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 극복을 이끌 적임자는 항공업 경험이 풍부한 현 경영진이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위기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물류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갖고 있는 CEO와 경영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조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확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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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열린 한진칼 제6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2019.03.29. dadazon@newsis.com

특히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인 조원태 회장에 대해 "17년간 여객, 화물, 경영전략, 기획, IT, 자재 등 대한항공 핵심 부서 근무 경험을 축적한 항공 물류 전문가"라며 경영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췄으며 직원들의 지지도 받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주주연합이 제안한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경영인이었긴 하지만 항공·물류산업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공산업은 얼라이언스 등 동맹, 항공기 및 엔진 등 제작사, 파이낸싱 업체 등 전문가 그룹과의 긴밀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가 필수"라며 조 회장 중심의 현 경영진이 위기 타개에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주주명부폐쇄일을 기준으로 조원태 회장 진영과 주주연합 측이 확보한 한진칼 지분율은 각각 33.45%, 31.98%로 추산된다. 조 회장 측 지분율이 불과 1.47%p 앞서나가는 만큼,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가의 표심이 경영권 분쟁 향배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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