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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3자연합 측에 '팩트체크' 반박…"명예회장직, 요구한 적 없다고?"

대한항공 경영실패? "영업이익 매년 흑자 행진"
IT출신 경영자가 JAL 살렸다? "日 정부의 채무탕감"
KCGI 펀드 만기가 20년? "총 9개 중 7개가 3년 만기 '먹튀'"
권홍사 반도회장 명예회장직 요구 안했다고? "임패리얼팰리스서 만났다"


한진그룹, 3자연합 측에 '팩트체크' 반박…"명예회장직, 요구한 적 없다고?"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진그룹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 측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 형식의 반박자료를 배포했다.

한진그룹 현 경영진은 해당 자료를 통해 대한항공 실적부진과 높은 부채비율 등 3자 연합 측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국내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현 시기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들어맞는 수치만으로 회사를 흔드는 것은 한진그룹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IT출신이 JAL 살렸다? "日 채무탕감"
한진그룹은 20일 '조현아 주주연합 그럴듯한 주장?…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자료를 배포하고 3자 연합이 제기한 8가지 의혹제기에 대한 반박에 나섰다.

먼저 '2014~2019년까지 6년 간 당기순손익 적자누적이 대한항공은 총 1조7400억원, 한진칼은 총 3500억원에 달한다'는 3자 연합 측 주장에 대해 "항공사는 항공기 기재보유 구조 상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히려 기업 이익창출 능력의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의 경우 매년 흑자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구채를 포함할 때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600%에 달한다'는 3자 연합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제회계기준(IFRS)상 영구채 발행은 현재 자본으로 인식한다"며 "특성상 재무구조 개선과 신용도를 제고할 수 있으며, 다른 차입금의 이자율을 절감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회계기준을 오도하고, 타 기업 및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억지"라고 반박했다.

한진그룹, 3자연합 측에 '팩트체크' 반박…"명예회장직, 요구한 적 없다고?"
/사진=한진그룹
'일본항공(JAL) 사례를 접목시키는게 한진그룹 정상화 해결책'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대한항공과 JAL이 각각 처한 상황을 오판했기 때문에 나온 주장"이라며 " JAL은 사실상 '공기업·주인 없는 회사'로 파벌과 방만한 자회사 운영, 일본시장 의존, 과도한 복리후생과 기업연금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경영실패에 이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강성부 KCGI 대표는 자신들이 추천한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인 김신배 전 SK 부회장이 비항공업 출신의 비전문가라는 비판이 나오자 지난 2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5000억원 적자였던 JAL을 2조원 흑자로 만든 사람은 항공 비전문가인 이나모리 가즈오 전 교토세라믹 회장과 공대출신 IT 전문가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JAL의 회생에 실질적 영향을 준 것은 정부의 자금 지원"이라며 "JAL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금융기관 채권의 87.5%에 달하는 5215억엔을 비롯 약 7300억엔 채무 탕감, 정부계 펀드인 기업재생지원기구가 3500억엔 출자, 일본정책투자은행이 6000억엔의 신규자금 투입, 일본항공 주식 100% 감자(자본금 2510억엔)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JAL은 5만1000명이 넘었던 직원들 중 약 37%에 달하는 1만9000명을 감축, 3만2000명까지 줄였다"며 "사실상 3자연합이 한진그룹 인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JAL의 회생 사례를 언급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KCGI가 장기투자자? "7개 PEF 존속기간 3년에 불과"
한진그룹은 'KCGI 주요 펀드의 최종 만기가 14년에 최대 20년인 만큼 KCGI는 한진칼에 최대 20년까지 함께하는 장기 투자자'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재 KCGI의 총 9개 사모펀드(이하 PEF) 중 '케이씨지아이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 제 1호 PEF)', '케이씨지아이제1호의5 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제 1호의 5 PEF)'만 존속기간이 10년이며, 나머지 7개의 PEF는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존속기간 10년인 제 1호 PEF는 등기부에 존속기간 10년만 명기돼 있고 존속기간 연장에 관한 내용이 없다"며 "제 1호의 5 PEF도 2년씩 2회 연장이 등기돼 있으나, 대부분 투자자들의 전원 동의가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한 7개 KCGI PEF는 투자자들이 3년후 청산을 요구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먹튀'를 위해 투자자금을 유치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3자 연합 측이 지향하는 목표가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개선, 투명경영'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격인 반도건설,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 조선내화로부터 투자를 받은 KCGI,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은 권재현 상무에게 소액주주를 위한 목적의 '차등배당제도'를 악용, 3년간 639억원을 배당하기도 했다"며 "KCGI가 투자받은 조선내화도 4대에 걸친 오너 가족들이 주주명부에 올라 있어 이사회 독립성도 담보되지 않았고 보상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도 갖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3자 연합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표하고 법적으로도 확약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실제로는 이사회 장악·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며 "이런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며 이것이 명백한 경영참여이며 경영복귀"라고 주장했다. 또 "해외 투기세력들이 기업 경영권을 찬탈하는 과정도 이와 동일하다"며 "시장과 주주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권홍사 회장이 경영참여를 먼저 요구한 적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원태 회장은 '권홍사 회장의 요청'으로 지난해 12월 10일과 16일 두 차례에 걸쳐 임패리얼팰리스 호텔에서 만났다"며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권 회장은 그 자리에서 본인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후보자 추천을 해달라, 한진칼에 등기임원이나 감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해달라, 부동산 개발권 등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측 주장이 사실일 경우 앞서 경영참여 목적이 없다고 밝힌 반도건설 측 공시는 허위공시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이 에어버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세금을 탈루했으며, 최근까지도 이러한 관행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어떠한 관련도 없다"며 "이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최근 프랑스 에어버스 등에 확인을 요청했고, 내부 감사도 진행 중으로 사실 관계가 확인되는 즉시 주주들에게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2018년에만 11개 수사기관으로부터 18번이 넘는 압수수색과, 수십회에 달하는 계좌추적 등 고강도의 수사를 받아왔지만 항공기 거래와 관련한 위법 사실은 단 한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