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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스템이 품지 못한 17세 사망자…정부 "과부하 정비하겠다"

정은경 "검사결과 나오기 전 구별 어려워…시스템 마련 필요"

의료시스템이 품지 못한 17세 사망자…정부 "과부하 정비하겠다"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03.09. ppkjm@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이기상 기자 = 대구에서 17세 소년이 고열과 폐렴 증세를 앓아도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한 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역당국이 과부하에 걸린 대구·경북지역 의료시스템을 서둘러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과 대구의료기관 등에 따르면 17세 사망자는 지난 10일부터 발열과 두통, 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다. 이 환자는 13일 인근병원을 찾았지만 해열제 처방만 받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이날 다시 선별진료소를 찾았고, 엑스레이 검사 결과 폐렴 증세가 있어 영남대병원으로 옮겼다. 14일부터 혈액 투석과 에크모(인공 심폐 장치) 치료를 했으나 18일 숨졌다.

20일 이 사망자의 친형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병원측에서는 그 열이 40도가 넘는 아픈 제 동생의 진료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사망자의 부모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약 40도의 심한 고열 증상을 보였지만 병원에 입원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오후 2시10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에서 발생한 17세 사망자는 우리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아무래도 대구·경북 지역은 많은 확진자가 생기게 되고 응급실이나 이런 곳에는 중증환자가 많이 와 일상적일 때의 진료체계보다는 의료시스템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의료진이 투입됐지만 흔히 의료시스템 과부하라고 하는 게 발생해 초기에 어르신들도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본부장은 "지금은 어느 정도 정상화돼 진료가 진행 중"이라며 "응급실은 벌써 동선을 분리해 (코로나19)의심환자와 아닌 환자를 제대로된 진료를 받도록 의료체계를 신속히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단 정 본부장은 "어려운 일이다. 검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의료진에서 구별하기 쉽지않은 한계가 분명하다"며 "의료계와 협의해 최대한 지혜를 모으고 거기에 맞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또 "우리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을 강조하는 건 대량으로 지역사회 감염자가 늘 경우 취약할 수 있는 어르신, 만성질환자가 제대로 된 진료를 못 받아 사망할 수 있고 의료인이 감염되고 병원 폐쇄로 이어진다"며 "(국민들의)노력이 감염자 수 줄이는 노력들을 계속 강조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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