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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코로나 방역, 해외발 유입에 구멍 없어야

해외에서 코로나19 전파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유럽의 감염을 촉발한 이탈리아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넘고, 사망자는 3400명대까지 늘었다. 중국보다 많은 사망자를 낸 국가가 됐으며, 현지에선 의료붕괴를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미국 역시 빠른 증가세로 나라 전체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확진자는 하루 새 4600명이 추가돼 누적 환자가 1만3000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보다 많은 숫자다. 이 놀라운 전파력에 미국 국무부는 다급히 자국민 해외출국 봉쇄까지 선언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대한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금지로 격상했는데, 유례없는 조치다. 지금 이 시국에 해외여행에 나선 이들은 무기한 미국에 못 들어올 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비교적 안정세를 찾아가던 대만, 싱가포르, 홍콩,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해외입국자를 통한 감염은 강력한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국내 신규 확진자는 19일 이틀째 0명을 기록했지만 역유입 확진자는 39명이나 됐다. 대만, 홍콩에서도 신규 확진 중 90% 정도가 해외유입으로 파악됐다.

인천공항을 통해 하루 1만명 이상 입국자가 쏟아지는 우리나라 역시 해외발 감염 공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국내 신규 확진자 규모도 세자릿수와 두자릿수를 오가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더욱이 특별입국절차를 통한 방역 허점은 이미 많이 발견됐다. 정부는 22일부턴 유럽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 전원에 대해 진단검사를 한다고 긴급히 밝혔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유럽 이외 입국자는 안심해도 된다는 말인가.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도 보장이 없다.

해외에서 감염 공포에 떨고 있는 교민들 안전도 모른 척해선 안 된다.
이란 교민 등 80명이 전세기로 귀국한 건 다행스럽지만, 해외에서 발이 묶인 한국인이 여전히 많이 있다. 의료시설이 무너지고 있지만 이동이 막혀 있는 이탈리아 교민들 상황도 다급하다. 해외발 감염을 철통 봉쇄하는 전략과 교민들의 안전한 이송까지 정부의 적극 노력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