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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불출마 7명 '비례연합 파견' 가닥…"내일 비례 3명 제명"(종합)

지도부, 불출마 9명과 면담…더불어시민당行 설득 이규희 등 7명 파견할듯…금태섭 "반대입장…안 가" 이해찬 "시민당에 힘 실어줘야" 추가 설득 나설듯 윤호중, 양정철 비례공모 개입 보도에 "문제 없어"

與, 불출마 7명 '비례연합 파견' 가닥…"내일 비례 3명 제명"(종합)
[서울=뉴시스] 신창현 정은혜 원혜영 제윤경 이규희 손금주 이훈 이해찬 이인영 양정철
[서울=뉴시스] 강지은 김남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자당이 참여하는 비례대표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의 4·15 총선 정당투표 기호를 끌어올리기 위해 불출마 현역 의원들을 더불어시민당에 파견하는 이른바 '의원 꿔주기'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윤호중 사무총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불출마 현역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더불어시민당 파견 의사를 타진하는 등 설득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앞서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컷오프(공천 배제), 경선 탈락한 금태섭·신창현·이규희·원혜영·손금주·이훈 의원(이하 지역구 의원), 제윤경·정은혜·심기준 의원(이하 비례대표 의원) 등 9명이 참석했다.

정당투표에서 더불어시민당 기호를 투표용지 상단으로 끌어올려 유권자들의 눈에 띄게 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현역의원 파견이 불가피하다. 투표용지 기호는 총선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는 27일 의석수를 기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의석수 기준 129석의 민주당이 1번, 109석의 미래통합당이 2번, 18석의 민생당이 3번을 부여받는 식으로, 민주당과 통합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으면 3번인 민생당이 정당 투표용지 최상단에 위치하게 된다.

이어 4번인 미래한국당(9명)이 정당 투표용지 두 번째 칸에, 5번인 정의당(6명)이 세 번째 칸에 위치하게 된다. 이에 더불어시민당이 정의당보다 상위 기호를 받으려면 민주당에서 7명 이상의 현역 의원을 파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불출마 의원 중에서 현재 파견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의원은 7명 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전날 공식적으로 파견 의사를 밝힌 이종걸 의원을 포함해서다.

이규희 의원은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시민당으로) 가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지도부의) 의견이 있었다"며 "오늘 (더불어시민당으로 가겠다고) 확인된 것은 현재 7명"이라고 말했다.

더불어시민당 파견 의사를 밝혔다는 이 의원은 "선거법 개정 자체가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 소수 정당의 원내 반영을 위한 것이지 않느냐"며 "세상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자발적으로 더불어시민당 파견 의사를 밝힌 정은혜 의원도 이날 면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가장 중요한 것은 4·15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가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며 파견 의사를 재확인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말을 아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훈 의원은 '결론을 내렸냐'는 질문에 "아직 안 냈다"고 했고 제윤경 의원 역시 '좀 더 고민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참석 의원 가운데 더불어시민당으로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의원은 금태섭 의원뿐이었다. 금 의원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반대 입장이고 안 간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금 의원을 비롯해 원혜영·손금주 의원도 지도부에게 더불어시민당으로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을 마친 민주당 지도부는 곧바로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윤호중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이 모여 마지막으로 선거 상황을 점검하고 내일 예정인 의원총회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더불어시민당 파견 의사를 밝힌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제명 의결을 위해서다. 선거법상 비례대표 의원이 탈당을 하게 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의원 꿔주기'를 위해서는 제명 조치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원 제명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의총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 의결이 필요하다.

윤 총장은 총 '몇 명이 제명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로선 비례대표 의원 3명"이라고 했다. 정은혜 의원뿐만 아니라 제윤경·심기준 의원도 사실상 파견에 긍정적인 의사를 전달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다만 나머지 지역구 의원을 포함한 전체 파견 인원에 대해서는 "그건 아직 유동적"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오는 25일 최고위에서 불출마 의원들을 향해 더불어시민당 파견을 재차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희 의원은 "이 대표는 내일 최고위에서 간곡하게 부탁해보시겠다고 했다"고 전했고, 윤 총장도 '이 대표가 내일 최고위에서 한 번 더 독려의 말씀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도 "우리 당에서 비례대표 후보들을 잘 만들어 그쪽(더불어시민당)에 보낸 만큼 선거 결과가 좋게 나오려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며 "의원들께서 당을 위해 결정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윤 총장은 민주당이 지난 2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자당의 불출마 의원 이적 권유 행위'로 고발한 것과 관련, 민주당에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되는 데 대해 "우리는 정당 선택의 자유를 전혀 침해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그 부분은 의원들의 자유 의지에 의한 결정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 결정을 (의원들에게) 구하는 것이지, 강제하거나 강요하지 않았다"면서 통합당과의 비교에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윤 총장은 또 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이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공모 과정에 개입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서는 "그것은 정당법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더불어시민당과 관련이 있는 분들을 전방위적으로 찾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다른 정당의 후보가 되려고 하는 사람을 추천할 수 없다는 정당법상 규정은 없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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