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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vs조현아 연합 승부 초읽기…경영권 분쟁 관전 포인트

조원태vs조현아 연합 승부 초읽기…경영권 분쟁 관전 포인트
그래픽=최수아 디자이너© News1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경영권 분쟁을 거듭하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 연합간 승부가 27일 한진칼 주총에서 갈린다.

현재까지 분위기만 놓고 보면 조원태 회장측이 유리하다. 반도건설이 올해 1월 한진칼 지분매입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 것을 놓고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지 여부를 법원에 가려달라는 취지로 청구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은 보유 지분 8.25% 중 5%만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한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조원태 회장 측 37.15%, 3자 연합 28.7%다.

◇조원태 회장 승기 잡았지만 "장기전 불가피"

한진칼 주총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앞선다. 다른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조원태 회장 재신임 권고를 내린 만큼 예상외의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올해 초에도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조현아 3자 연합은 지분율을 40.12%(3월 19일 공시 기준)까지 늘렸다. 이에 대항하는 조원태 회장 측 우호지분은 델타항공 등을 포함해 40.23%다.

지분율 격차가 거의 없는 상태로 조원태 회장이 이달 한진칼 주총에서 승리하더라도 언제든지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태다.

◇조원태vs조현아…각종 변수에 시끌시끌

양측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눈여겨볼 부분은 결속력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KCGI와 반도건설과 연합을 맺었고 조원태 회장은 델타항공을 우군으로 두고 있다.

3자 연합의 약점은 명분이다. KCGI는 총수 일가 갑질 논란을 기회 삼아 오너 리스크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경영권을 위협해왔다. 그런데 손을 잡은 쪽은 갑질 중심에 섰던 조 전 부사장이다. 앞뒤가 다른 선택에 한진칼 공격은 거세졌고 대한항공 임직원들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결속하는 계기가 됐다.

더욱이 자금력이 부족한 조 전 부사장 지분율은 그대로인 반면 KCGI, 반도건설은 한진칼 주식 매입을 계속하며 3자 연합간 힘의 균형도 맞지 않는 모습이다. 3자 연합은 5년 계약으로 묶여있지만 위약금을 감수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서로 등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각자의 노림수로 묶인 느슨한 관계에서 적절한 도움이 없다면 굳이 리스크를 안고 갈 필요가 없어서다.

조원태 회장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우군인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늘리며 지원에 나섰지만 사업적으로 좋은 현상은 아니다. 대한항공과 조인트 벤처로 묶인 델타항공 도움으로 경영권을 방어하면 사업 부문에서 반대급부를 내놔야 할 수도 있다.

◇반도건설 공시법 위반 논란은 진행 중…3자 연합에 암초

또 다른 변수는 반도건설의 공시법 위반 논란이다. 공시법 위반 혐의가 완전히 인정된 건 아니지만 법원이 "반도건설 측이 지난해 12월 16일부터는 경영참가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했다고 추단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을 내렸다.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매입 목적 변경공시를 놓고 의결권 행사 여부가 가능한지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제기한 청구에서 법원은 한진그룹 손을 들어줬다. 권홍사 회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임원 선임을 마지막으로 요구한 지난해 12월16일부터는 경영참가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됐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5일 이내에 보유목적 변경을 하지 않은 것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향후 반도건설의 공시법 위반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양측 경영권 분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최근 3자 연합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 상태다.

금융당국 조사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행위 논란이 계속되면 표면적으로 한진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이유로 연대를 구성한 3자 연합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