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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위한 셧다운 풀어야" 논쟁 가열

"코로나19 대응 위한 셧다운 풀어야" 논쟁 가열
U.S. President Donald Trump addresses the coronavirus task force daily briefing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March 25, 2020. REUTERS/Jonathan Ernst /REUTERS/뉴스1 /사진=뉴스1 외신화상

[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셧다운·록다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11월 대통령선거를 앞 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셧다운과 록다운을 보름간 시행한 뒤 이를 연장할지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논쟁에 불을 질렀다. 일부 과학자들도 셧다운 지속으로 실업이 늘면 경제적 충격뿐만 아니라 저소득층의 건강에 심각한 해악이 우려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비롯한 셧다운과 록다운이 되풀이돼야 하며 당장은 이를 완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 감염병 전문가들의 권고다.

■셧다운 비용 대비 효과 의문
2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절반 인구가 집에 머물면서 외출이 엄격히 통제되는 록다운 상태에 있다.

쇼핑몰, 도로는 텅 비었고, 공장은 가동이 멈췄다. 경제가 사실상 셧다운됐다. 이는 심각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란 주장들이 제기된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1992년 이후 최대 증가세를 기록해 33% 폭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주 실업수당 신규 신청자 수는 지난주보다 8배 폭증한 225만명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미 실업률이 지금의 3.5%에서 2·4분기 평균 12.8%로 폭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분기 국내총생산(GDP) 감소 규모 예상치는 골드만삭스가 24%, 모간스탠리가 30.1%를 제시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주가 폭락으로 시가총액의 4분의1이 날아갔다.

재선가도에 먹구름이 드리운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과 록다운 조기 해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그는 지난주 보름 동안의 록다운 기간이 지나면 행정부가 이를 연장할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치료법이 문제 그 자체보다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예일대 예방연구소를 창설한 데이비드 카츠 소장은 수개월간의 고립과 사회적 거리두기, 경제적 곤경은 코로나19 그 자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보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혀 트럼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카츠 소장은 해고는 건강보험 상실, 식량 부족,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때때로 약물·알코올 중독과 자살을 유발하기로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가 주장한 것과 유사한 절충안도 제시했다. 75세 이상 고령자와 연령에 관계없이 심장병이 있거나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지금처럼 록다운을 유지하거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는 반면 60세 이하 연령층의 경우는 수주일 뒤부터는 대부분 업무에 복귀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2일 부활절까지는 미 경제가 정상으로 되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다.

■반복적인 코로나19 확산과 경기침체 우려
과학자들은 크게 3가지 방법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감염 자체를 막아줄 백신 개발,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 그리고 전체 인구의 50~60%가 감염됐다가 살아남아 항체를 갖는 이른바 집단 면역이다.

그러나 치료제 개발은 쉽지 않은 일이고, 백신 개발에는 1년여가 걸린다. 또 집단면역에 이르려면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지금 당장 해법은 없다는 뜻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보고서에서 매우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면서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록다운, 셧다운이 지속돼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태국, 싱가포르, 홍콩 등 더운 지역에서도 코로나19가 발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당시와 달리 코로나19는 북반구의 여름이 돼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 또 여름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코로나19 위세가 꺾인다고 가정해도 북반구 여름에는 남반구의 겨울 지대에서 확산되다가 북반구 겨울에 또 다시 창궐하는 패턴을 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또 록다운이 느슨해지면 홍콩, 싱가포르에서처럼 다시 코로나19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섣부른 록다운·셧다운 해제는 경제 자체에도 득보다 실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하는 부활절 록다운 해제는 '경기침체 처방'이라면서 한 차례의 깊은 경기침체 대신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경기침체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셀라스도 "코로나19를 박멸하기도 전에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 2번째, 3번째 경제 셧다운을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이보다는 한 차례 충격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