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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연임'…"신뢰회복·위기극복에 혼신의 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연임'…"신뢰회복·위기극복에 혼신의 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파이낸셜뉴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이 26일 확정됐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오는 2023년까지 3년 더 신한금융을 이끌게 된다.

신한금융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제19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해 12월 조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조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당초 신한금융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법률 리스크'를 이유로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의견을 제기했다. 조 회장이 지난 1월 채용비리 관련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지만 25% 이상의 우호지분을 중심으로 찬성표가 나오면서 이날 조 회장은 별다른 이견 없이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035억원으로 지주사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두 번째 임기의 주요 과제로 고객에 대한 신뢰 회복을 꼽았다. 신한금융의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 고객에게 판매한 고위험투자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최근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됐다.

조 회장은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투자상품 사태를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 매사에 진정 고객을 위한 것인지, 혹시 모를 고객의 피해는 없는지를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이같은 약속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상품판매에서 고객 자산관리 중심으로 성과평가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고객수익률, 고객만족도 등 고객의 실질적인 가치 증대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이 도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혁신금융을 선제적으로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2기 체제를 여는 조 회장이 풀어내야 할 숙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0.75%까지 떨어지는 등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이고 보험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위기를 더 높은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면서 '회복탄력성'을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개방성과 유연함을 추구해 신한금융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조 회장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전세계적인 경제 금융 위기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조직, 상품·서비스, 업무 프로세스 등 그룹의 모든 것을 원점에서 점검해 글로벌 일류 금융사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