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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서울시 소상공인 지원 ‘열흘 약속’에 주목한다

코로나19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면서 골목식당, 학원, 노래방, PC방, 여행사를 운영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비명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자금경색과 부도를 맞아 직원을 내보내고 휴·폐업을 선택하고 있다. "빚부담이 억누르고 매출은 제로인데 지원금은 받기 어려워서 죽을 맛"으로 이들의 얘기는 요약된다.

정부가 미증유의 비상경제 사태를 선언하면서 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 12조원 신규 지원 등 요란한 지원대책을 내놓았으나 시장에서는 체감이 안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 발급률이 43%에 그치고, 대출 실행률도 20%에 불과하다. 준비부족에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보증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당장 급전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은 두 달 이상 걸리는 보증부대출을 포기하는 대신 5일 걸리는 1000만원짜리 직접대출을 받으려고 구름처럼 몰려드는 형편이다.

이 와중에 서울시가 보증업무 혁신 프로세스를 구축해 자금신청 후 열흘 안에 통장에 입금해주는 '열흘의 약속' 대책을 제시해 주목된다. 신용공급 규모도 5조900억원까지 최대한 늘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제는 속도"라며 "몽골기병과 같은 속도전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4월 초부터 서울시 금고은행(신한·우리)의 564개 지점에서 전담창구가 운영된다. 은행은 보증상담과 서류 접수, 약정 체결 등 대면업무를 맡는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보증심사 업무에만 집중키로 했다. 이르면 4월 중순부터 열흘 대출이 실행될 전망이라고하니 지켜볼 일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자금 숨통을 터주되 대출 과정에서 또 다른 고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