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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강남 맘' 이제 주식 산다

맘카페 중심으로 자녀 명의 주식 계좌 개설 문의 증가 증권사들 "강남 등 특정 지역서 문의 더 활발하기도 해"

부동산 '강남 맘' 이제 주식 산다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서울 서초구에 거주 중인 A씨(35)는 요즘 스마트폰으로 주식시세를 확인하는 게 취미가 됐다. 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아이들 위해 저축 대신 주식을 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다 보니 이에 동참한 것이다. A씨는 집안일을 하면서 틈틈이 아이 명의로 개설한 증권계좌로 주식 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스피가 올해 고점 대비 저점이 36% 하락하면서 이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낮은 은행 금리와 강력한 부동산 규제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모들이 아이에게 목돈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적금에서 주식으로 넘어가고 있다.

환율 시세 차이를 이용해 환차익을 내는 '김씨 부인'들이 주식시장으로 번져간 것이다. 김씨 부인은 글로벌 시장에서 재테크를 하는 국내 가정주부를 가리킨다. 이는 글로벌 외환 시장에 투자하는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에 빗댄 말로 와타나베(渡邊)와 김(金)은 각각 일본과 한국에서 제일 흔한 성씨(姓氏) 중의 하나다.

재테크와 자녀들을 위한 목돈 마련 수단으로 주식을 선택하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게시글도 부쩍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아이들 주식 사주는 분 있냐" "중학생 주식은 어디에 하냐" "아이들 이름으로 10년 후 20년 후 바라보고 삼성전자 주식을 사놨다" 등 지역 맘 커뮤니티, 주식 커뮤니티 등에 주식 관련 글이 증가했다.

부동산 '강남 맘' 이제 주식 산다
[서울=뉴시스] 네이버 카페 갈무리

송파구 지역 맘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아이 둘 이름으로 태어나자마자 청약 통장을 만들어 몇백만 원을 넣었는데 해지 전까지는 꺼내 쓸 수가 없는 데다 이율이 연 3% 될까 말까 하다"면서 "차라리 적금들 듯이 아이들 이름으로 주식계좌를 만들어 폭락장 때마다 돈을 넣어볼까 생각한다"고 글을 올렸다.

해당 카페 회원들은 글쓴이의 의견에 "같은 생각"이라며 동조했다. 한 회원은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요즘 은행에 아이 주식계좌를 개설하러 많이들 온다고 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실제로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영업지점에도 많은 신규 계좌 개설과 관련 문의가 급증하는 추세다.

한 국내 증권사 직원은 "최근에 증시가 많이 떨어지면서 '싼 값에 미리 사두자'라는 생각에 본인 및 미성년 자녀들의 계좌 개설도 늘고 있다"면서 "강남쪽 지점들 거래가 좀 더 활발한 편"이라고 언급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대면·비대면을 포함한 신규 계좌 개설 수가 이달에만 12만건을 기록했다"며 "올해 오프라인 지점과 온라인 양쪽 모두 문의가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