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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써줘요" 울산 80대 할아버지의 '따뜻한 저금통'

우정동 익명의 노인, 저금통과 초코파이 2상자 기부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써줘요" 울산 80대 할아버지의 '따뜻한 저금통'
돼지저금통(기사 내용과는 관련이 없음)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얼마 안돼요. 그런데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을텐데 그 사람들한테 줬으면 좋겠어요."

27일 오후 2시 울산시 중구 우정동 행정복지센터에 한 80대 할아버지가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 할아버지 손에는 동전이 가득 담긴 저금통과 초코파이 두 상자가 들려 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민원창구에 앉아있는 직원을 찾아가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역의 소외계층을 돕고 싶다며 저금통과 초코파이 두 상자를 건넸다.

이 할아버지가 전달한 묵직한 저금통에는 모두 동전으로 10원 631개, 50원 50개, 100원 647개 모두 7만6510원이 들어 있었다.

할아버지는 한사코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그저 좋은 일에만 쓰였으면 좋겠다고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할아버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지팡이를 짚고 약국으로 가는 노인들을 보면서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저금통을 전달했다"고 기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많은 금액을 전하지 못하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우정동 행정복지센터는 후원받은 성금과 과자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취약계층을 선정해 전달할 예정이다.

조옥임 우정동장은 "오랫동안 채워온 저금통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해 준 따뜻한 마음과 선행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전달받은 기부금과 기부품은 후원자의 뜻에 따라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이웃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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