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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 잠적 뒤 우후죽순 세포분열 n번방…조주빈 박사방 넘지 못했다

갓갓 잠적 뒤 우후죽순 세포분열 n번방…조주빈 박사방 넘지 못했다
© News1 DB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텀블러와 AVsnoop 등 많은 성인사이트가 통제되자 텔레그램이 지난해부터 돌연 음란물사이트 둥지로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텔레그램에는 'n번방'과 '박사방'뿐만 아니라 '고담방''페도방''완장방''로리방''직촬방''한국인잡담방''태평양원정대'등이 비밀대화방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28일 <뉴스1>은 다수의 제보자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2019년부터 2020년 3월까지 텔레그램 안에서 일어난 n번방과 그의 파생방들, 그리고 주요 운영진을 정리해봤다.

원조는 갓갓의 n번방이다. 20세로 추정되는 갓갓은 2019년 2월20일부터 7월13일까지 텔레그램에서 소규모로 운영하던 음란물 유통망을 공식적으로 크게 만든다. 갓갓은 트위터에서 몸캠을 찍은 미성년자 포함 여성들을 유인해 협박하고 각종 엽기영상들을 찍게 만든다. 변기물을 먹게 하고 스스로 몸에 낙서를 하게 만드는 각종 성착취물을 1~8번, 로리방, 쓰레기방 채널에 올리고 채널마다 입장료를 받아 운영했다.

갓갓은 2018년 트위터 일탈계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해 피해자들에게 협박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예 미션을 1년 수행하면 자유를 준다고 협박하며 다수의 미성년자들을 피해자로 만들어 영상물을 올렸다. n번방에는 코태와 반지라는 주요 운영진이 있었다. 코태는 갓갓처럼 미성년자들의 성착취 영상을 만들었고 반지는 이에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었다.

갓갓이 7월13일 돌연 n번방을 그만두자 n번방을 모태로 파생된 수많은 방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종의 톨게이트 역할을 하며 다른 방들의 주소를 뿌린 '와치맨'의 고담방, n번방 이후 실질적으로 다음 타자로 떠오른 '켈리'의 페도방이 있었다. 고담방은 톨게이트라 음란물을 직접 올리지 못했고 페도방은 유료방으로 14세 이하 어린아이들의 포르노가 주로 올라왔다. 물론 n번방 영상도 여기서 2차 유포됐다.

이후 페도방에서 켈리가 아동포르노만을 올려 회원들과의 싸움이 생기자 이에 반발하는 운영자들이 7월쯤 '완장방'을 만들어 나왔다. '체스터'라는 닉네임의 운영자는 당시 스스로 고3이라 주장하며 n번방의 이모티콘을 유통시키고 각종 음란물을 암호화폐와 문화상품권으로 판매했다. 각종 음란물 사이트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체스터는 여름부터 11월까지 완장방을 운영하다 돌연 잠적한다.

여기서 조주빈(25)으로 밝혀진 '박사'가 처음 등장한다. 박사는 7월 말쯤 완장방 안에서 성착취물 영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는 10월까지 완장방에 등장하며 음란물을 올렸고 이후 자체 방인 '박사방'을 만들어 전문적으로 유료방을 운영한다. 박사방은 1~3번 방과 위커방이 있었고 최대 320만원까지 입장료를 받으며 운영됐다. 조씨는 경찰에 검거되기 전까지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성착취하는 영상을 다수 올리며 세를 불렸다.

10월과 11월 사이에는 박사방을 포함해 로리방, 태평양 원정대가 새로 텔레그램 음란유통망에 등장한다. '로리대장태범'이라는 운영자가 만든 '로리방'도 체스터가 잠적한 후 11월부터 기세가 붙기 시작한다. 로리대장태범은 갓갓과 박사처럼 미성년자를 협박해 성착취영상을 찍고 유포했다. '태평양'이 운영하는 '태평양 원정대'에서도 n번방 영상을 포함해 수많은 음란물이 유통됐다.

이외에도 '강호동(kanghodong)'이 운영하는 '한국인 잡담방', '똥집튀김'이 운영하는 '직촬방'이 있었다. 이 중 '한국인 잡담방'은 딥페이크로 지인과 연예인 합성물이 주로 올라왔고, '직촬방'은 일반인 몰카영상과 성매매 여성들의 성관계 몰카영상 등 똥집튀김이 직접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영상들이 올라왔다. 운영자들은 '똥집튀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0대 후반~20대 초반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이중 수사당국에 덜미를 잡힌 자는 박사 조씨, 태평양, 와치맨, 켈리, 로리대장태범이다.
아울러 n번방과 완장방에서 활동하던 '미희''커비'도 검거됐다. 특히 인천 소재 특목고 학생으로 알려진 '커비'가 지난해 11월에 검거된 이후 운영진과 활동가들은 대부분 잠적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작 n번방의 시초인 '갓갓'을 포함해 성착취영상을 만든 '코태' 그리고 '반지', '체스터', '똥집튀김', '강호동'은 아직 검거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