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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이런 총선은 처음이라…" 민주 '더시민' 선거지원 묘수 고심

"우리도 이런 총선은 처음이라…" 민주 '더시민' 선거지원 묘수 고심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우희종, 최배근 더불어시민당 공동대표의 예방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희종 공동대표, 이해찬 대표, 최배근 공동대표. 2020.3.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사상 초유의 비례정당 총선을 치르게 된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운동 방식을 두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우선 인지도가 낮은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지원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생소한 비례정당을 설명하고 지지까지 연결시켜야 하는데 선거법상 민주당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은 정당투표에서 더불어시민당을 찍어달라고 호소할 수 없다. 선거법 88조 위반에 해당한다.

선거법 제88조에 따르면 후보자,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회계책임자, 연설원, 대담·토론자는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 겹치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이에따라 민주당 소속 후보자는 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그 소속 후보자를 뽑아달라는 선거운동은 할 수 없다. 다만 총선에 불출마하는 이해찬 대표는 시민당을 뽑아달라고 호소할 수 있는 셈이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는 전국 유세에 나서지 않고, 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 20명과 시민사회 추천 및 소수정당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30여명의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홍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더불어시민당'을 유권자들에게 적극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공동 출정식도 내부적으로 거론될 정도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와 불출마 의원들을 중심으로 더불어시민당 지지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고 민주당 소속 광역·기초 의원들을 통해 당원 등에게 더불어시민당 지원을 부탁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최근 더시민 대표와 후보들을 만나 "사돈 같다, 우리는 두지붕 한가족 형제, 원팀이다" 등의 지지자를 의식한 발언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공개적 지지 발언은 물론 모바일 메신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도 홍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특정 후보가 아닌 당 차원의 현수막 홍보도 가능한 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앙당이나 시당 차원에서 더불어시민당 지지 독려 메시지를 내는 것이 가능할 지 선관위에 물어볼 예정"이라고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통상 후보가 내는 현수막에서 더불어시민당 지지를 호소한다면 불법이고, 중앙당이나 시당 현수막의 경우엔 선례가 없어 건별로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공식적으로 검토 요청이 와야 건별로 법률검토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도 당황할 정도로 선례가 없기에, 더불어시민당 관련 구체적 선거운동 방법론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오늘 오전에 선대위 회의를 했는데 변수가 많고 선거법도 맞물려 있어 의견이 분분했다"며 "의견들이 각기 달라 구체적인 방법론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우리도 처음 겪는 일이라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지지층 표를 분산시키고 있는 열린민주당 견제도 만만치 않은 숙제다. 열린민주당이 아닌 더불어시민당에 표를 달라며 강력한 지지자 결집 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국 수호를 외치는 열린민주당에 각을 세워 중도층 이탈을 막아야 하고, 강성 지지층의 열린민주당행도 저지하는 묘수가 필요하다.

열린민주당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 친문 인사들을 앞세워 '민주당과 형제당'이라며 노골적인 팬덤 정당 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 당 지지도 상승에 자신감을 얻으며 비례대표에서 12명 당선을 공언하고 있어 민주당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열린민주당에 대해 "유사비례정당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리는 등 등 강력한 지지자 결집 메시지를 직접 발신하고 있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역시 '선배'인 김의겸 전 대변인을 향해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달라"며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