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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닉네임 1만5000개중 처벌가능 유료회원 얼마나 되나

'박사방' 닉네임 1만5000개중 처벌가능 유료회원 얼마나 되나
n번방 성 착취 강력처벌 촉구 시위 피켓 © News1 이승배 기자


'박사방' 닉네임 1만5000개중 처벌가능 유료회원 얼마나 되나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최소 74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박사방 유료회원에 대한 강제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미 특정한 1만5000건의 닉네임 가운데 어느 정도가 처벌대상이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무료회원까지 관련자 전원에 대해 엄정 수사를 벌인다는 방침이지만 우선 금전 거래내역 등이 남아 추적이 용이한 유료방 회원 검거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최소 수백명 이상에 대한 신상정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에 따르면 최근 자수한 박사방 유료회원 3명을 포함해 이미 검거된 방사방 운영진 14명,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까지 박사방 가담자로 모두 18명의 신상을 확인했다.

경찰이 수사를 통해 확인된 박사방 관련한 닉네임은 1만5000건, 다만 이게 1만5000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임의로 변경가능하고 중복하여 사용할 수 있도 있으나, 사용자 식별 자료 중 비교적 확인이 가능한 것이 닉네임이므로 전체 가담자 수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뉴스1> 취재 결과 텔레그램 비밀방 등에선 하루에도 닉네임을 3~4차례 이상 바꾸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와 함게 이른바 '홍보방'으로 불리는 채팅방에는 '대포폰, 대포 유심(USIM), 선불 유심, 에그 판매한다'는 글이 하루에도 20~30회 가량 올라왔다. 동일인이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다양한 닉네임으로 활동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확보된 닉네임과 휴대전화 개통이력, 암호화폐 송금이력 등을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즉시 검거 가능한 인원이 특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료회원이 수백명 이상 될 것이라고 보면 되느냐'는 질문에 "특정해 말해 드릴 수 없으나 최대한 쫓고 있다"고 대답했다.

경찰은 암호화폐 등의 송금 계정과 계정주의 실제 이용 내역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범행 정황을 파악했다 하더라도 '암호화폐 지갑을 분실했다'거나 '박사방 입금자가 내 아이디를 도용했다', '같은 컴퓨터를 여러 명이 함께 사용한다' 등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나갈 구멍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경찰 관계자는 "전자지갑이나 가상화폐 자료를 통해 유료회원을 확인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조씨와 가담자들이 엄중 처벌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피해신고를 당부드린다"고 발표했다.

자수자가 늘수록 텔레그램 등 메신저에 남아있는 가담자 등의 정보가 늘어나 전체적인 규모 등을 파악하는 데 쉬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수시 재판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된다는 점도 있다. 형법상 자수는 형을 낮추거나 면제하는 등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경찰의 자수 발표는 n번방, 박사방 가담자에게 일정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디지털 장의사 등을 통해 흔적을 지우려는 사람도 있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있는데, 주저하는 참여자에게 일정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추가 자수가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네이버 지식인 등에는 '호기심에 트위터·텔레그램상 아청 파일(아동·청소년 관련 영상)을 구매해 봤다. 어떻게 자수하면 좋겠느냐' 등을 묻는 질문이 10여건 가까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