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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反인신매매단체 "'n번방' 본질은 '지배와 폭력'"

가톨릭 反인신매매단체 "'n번방' 본질은 '지배와 폭력'"
대전여성단체 연합 회원들이 30일 오전 대전지방검찰청 앞에서 텔레그램 N번방 이용자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3.30/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반(反) 인신매매 활동을 하는 수도자들의 국제적 네트워크 '탈리타쿰'의 한국지부가 4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피해자들을 위로하며 디지털성범죄 관련 입법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탈리타쿰 코리아(회장 공성애 수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이 사건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이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한 인격을 더 이상 존중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사고 팔 수 있는 물품으로 여기는 가장 저속한 자본주의의 한 단면이라는 점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것처럼 타인의 고통과 비참에 대해 쉽게 눈감아 버리는 현대문화의 폐해, 즉 '무관심의 문화'에서 비롯된 또 다른 폭력이라는 점을 통찰하며 이 시대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탈리타쿰 코리아는 "또한 교황은 성착취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인신매매는 희생자들의 인간가치를 완전히 해체하며, 인간성에 반한 범죄라고 말했다"며 "그러므로 이번 디지털 성범죄의 본질은 '음란'이 아니라 '지배와 폭력'이고, 인식의 전환을 위해 피해자의 목소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서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현행 성범죄처벌법의 한계를 개선한 디지털성범죄 관련 법률안을 신속히 처리하도록 국회에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조사과정과 사회적 여론에서 2, 3차 가해가 벌어지는 피해자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며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내도록 함께 연대하고, 성범죄자들이 죄에 대한 합당한 양형을 받아 반복되는 성범죄가 근절되도록 관련시민단체들과 함께 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잘못된 성의식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이루도록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탈리타쿰은 인신매매를 인간존엄성을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비인간적인 범죄로 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UISG)가 세계남자수도회장상연합회(USG)와 공동으로 지난 2009년 설립한 단체다.

탈리타쿰 코리아는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소속 위원회로, 2014년 2월 기존 가톨릭교회 내에서 반인신매매 활동을 해오던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