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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과열 '동학개미운동'에 경종 울린 금감원

금융감독원이 7일 묻지마식 주식 투자에 경종을 울렸다. 금감원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투자자 유의사항'이란 보도참고 자료에서 올 들어 개인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규모를 25조원(코스피·코스닥 합계)으로 집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꾸준히 판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 위기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1800대에 저지선을 형성한 데는 개인투자자들의 공이 크다. 시장에선 이들을 '동학개미'라고 부른다.

이런 애국자들에게 금감원이 상은 못 줄망정 왜 경고문을 냈을까. 금감원은 '동학개미' 가운데 신규 투자자가 꽤 있을 걸로 본다. 이들이 금융위기 이후 주가가 급반등한 사례만 믿고 무작정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전세보증금이나 학자금 또는 금융기관 대출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점을 새삼 일깨웠다.

사실 코로나 위기는 금융위기 같은 정통 경제위기와 사뭇 다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증연구소장은 "바이러스가 시간표를 정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올여름에 사라질 수도 있고, 1년 내내 우리를 괴롭힐 수도 있다. 요컨대 코로나 사태는 온통 불확실성투성이다.

그러니 전문가마저 예상이 엇갈리는 게 당연하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날카롭고 짧은 불황과 비교적 빠른 반등"을 내다본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의 V자형 회복에 가깝다. 버냉키의 예상이 맞는다면 '동학개미'들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다. 반면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뉴욕대)는 세계 경제가 U자, L자도 아니고 아예 I자형으로 고꾸라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이 불 때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에 수천달러 널뛰기를 했다. 국내 증시의 VKOSPI(변동성 지수)는 1월 19에서 2월 34, 3월 49로 높아졌다. 금감원 말마따나 경험이 얕은 신규 투자자들은 현명하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