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에 자금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초토화된 미국 경제 재건을 위한 어벤저스급 '경제재개위원회(opening our country council)' 참여인사 명단을 발표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TF 브리핑에서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의 스타급 인사 수십명을 거론하며 경제 재개 시점과 방식에 관해 자문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 분야 막강 드림팀의 지원을 받아 오는 5월 1일부터 미국 경제 정상화를 위한 '로드맵'를 공개할 예정이다.
■어벤저스급 명단…17개 부문 나눠 방안 모색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인사는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A 슈워즈먼, 애플의 팀 쿡,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억만장자 기업인 마크 쿠반 등이다.
AP통신은 자문위원들이 전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할 것이며, 백악관 TF와는 별도로 운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이후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농업·금융·건설·국방·에너지 등 17개 분야의 '위대한 미국경제부활산업그룹들(Great American Economic Revival Industry Groups)'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부문에는 다이먼 CEO를 비롯,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골드먼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먼, 시티그룹의 마이클 코뱃,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CEO 등 월가 대표인물들이 모두 포함됐다.
IT 분야에는 팀 쿡과 더불어 알파벳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CEO,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과 사프라 카츠,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IBM의 아르빈드 크리슈나, 인텔의 밥 스완, 퀄컴의 스티븐 몰렌코프 등이 망라돼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소매부문 그룹에 포함됐다.
제조업 부문에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를 비롯해 GM, 포드, 피아트 크라이슬러 CEO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돼있다. 이 밖에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국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모든 회사·경영진에게 백악관 자문역할을 할 것인지 사전에 물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중 최소 한명이 그 명단에 가입하라는 요청을 받지 못했으며, 발표에 대한 사전 통지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5월 1일 시간표…주지사들과 충돌
화려한 라인업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한 바와 같이 5월 1일 미국 경제를 정상화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제 재개를 둘러싸고 주지사들과 갈등 골이 깊어지고 있는데다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5월 1일 경제정상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날도 그는 "경제 재개 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가까워졌다"면서 심지어 일부 주는 이달 중 경제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정상화가 무리라는 일부 주지사들의 반발에도 결정권은 대통령이 갖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날 뉴욕주 등 9개주 주지사들이 경제 활동 재개 시점 등을 두고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정상화 결정 권한이 주지사들이 아니라 자신과 연방정부에 있다며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라 대통령이기 때문에 각 주에 코로나19와 관련 봉쇄 조치 해제를 명령할 권한이 없다"고 맞섰다. 뉴욕주를 포함한 7개주가 반발 의사를 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16일 모든 주지사와 화상회의를 할 예정"이라면서 "주지사들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실제로 경제를 열 수 있도록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미국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이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제 활동 재개 목표일을 5월 1일로 정한 것은 "다소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에게는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아직 그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는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통계전문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1만4246명으로 집계됐다. 전일보다 2만3000여명 증가한 수치다. 사망자는 2만6064명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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