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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조 긴급 수혈받은 대한항공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에 매진할 것"

대한항공 "직원 고용유지 최우선...자산매각 등 자구노력 매진하겠다"

[파이낸셜뉴스]코로나19로 불거진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대한항공이 숨통을 트게 됐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조2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키로 하면서 이달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던 대한항공은 살 길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기대했던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추가 지원책은 빠졌다.

대한항공은 24일 "적시에 긴급 유동성 지원방안을 마련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정부와 국책은행 지원에 부응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 위기 극복과 조기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의 안정적 고용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에 매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조 긴급 수혈받은 대한항공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에 매진할 것"

대한항공은 최근 유휴자산 매각을 통한 자본확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와 건물(605㎡)과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와 건물(1만2246㎡)가 매각 대상이다.

여기에 최근엔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사원주택 부지를 300억~400억원 가량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한진 역시 지난 21일 롯데렌탈과 렌터카 차량 3000여대, 총 600억원 규모의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부산 범일동 부지 등 활용도가 낮은 부동산과 유동화가 가능한 주식도 적극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한진그룹은 미국 LA에 위치한 윌셔그랜드센터와 인천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인천 등 저수익 자산과 비주력 사업에 대한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을 통해 그룹의 재무구조를 적극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이 지원받는 금액은 앞서 아시아나항공이 받기로 한 금액보단 5000억원 적다. 두 은행은 지난 21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대한항공 지원에는 한도 대출과 함께 영구채 인수, 보증 등이 포함됐다.

대한항공은 "지원 취지에 맞춰 경쟁력 있는 전문사업부문의 사업 재편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적극 추진하겠다"며 "재무구조 개선 노력에 더해 국책은행의 영구전환사채 지원 결정은 재무 안정성과 시장 신뢰도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가 기간산업이란 소명의식을 갖고 위기 극복에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여객 매출 가운데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 대부분의 운항이 중단돼 현금 창출이 불가능한 상태다. 항공사는 항공기가 멈춰서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유동성 위기에 몰린다. 국내 항공사들은 특히 미래에 발생하는 항공권 매출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항공기 운항이 멈출 경우 차입금 상환에 문제가 발생한다. 대한항공이 연내 갚아야 할 금액은 회사채와 ABS, 차입금 등 총 4조원 정도다. 이 중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1조2000억원 규모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6228억원 규모의 ABS 발행에서 성공했지만 이 역시 이달 중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가 멈춰서 있어도 주기료나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최소 4000억원에 달하고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24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 탓에 대한항공은 최대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검토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의 이번 자금 지원으로 유증 계획도 철회될 수 있다. 지원 조건에 자사주 취득금지 조항이 있어 대한항공 최대주주 한진칼의 유증 참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추가 지원을 기대했던 LCC 경영안정자금은 없었다.
두 은행은 지난 2월 3000억원 규모의 경영안정자금을 LCC에 집행 중이다. 앞서 에어서울·에어부산 544억원, 진에어 300억원, 제주항공 400억원, 티웨이 60억원 등에 총 1304억원(43%)이 집행됐다. 나머지는 현재 기업결합이 진행되고 있는 제주-이스타항공에 지원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