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파주시 임진강(설마리) 전투 상기 행사. 사진제공=파주시
[파주=파이낸셜뉴스 강근주 기자] 파주시는 해외 자매도시인 영국 글로스터(Gloucester)시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사용할 전신 방호복 세트 1000벌을 지원한다. 이로써 6.25전쟁 당시 설마리 임진전투에서 많은 희생을 치룬 ‘글로스터 대대’가 있는 도시에 보은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26일 파주시에 따르면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글로스터시는 파주시에 방역물품 지원을 요청했다. 영국은 코로나19 일일 사망자가 900명을 넘어서며 23일 기준 확진자 13만8078명, 사망자 1만8738명에 이른다. 글로스터시를 중심축으로 하는 글로스터셔(Gloucestershire)주의 확진자는 970여명, 사망자는 140여명으로 날로 증가세에 있다.
현재 영국 전역에는 오는 5월7일까지 이동제한명령이 내려진 상태이며 모든 수업과 종교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주시는 이런 실정과 자매도시 간 우호증진, 인도적 차원에서 방역물품을 글로스터시 보내기로 결정했다. 특히 글로스터시는 6.25전쟁에 참전해 설마리 임진전투에서 많은 희생을 치룬 ‘글로스터 대대’가 있는 도시로 이번 지원은 글로스터 대대의 대한민국을 위한 공헌에 대한 보은 차원이기도 하다.
보훈처와 주한영국대사관은 매년 4월 영연방 참전용사와 가족을 초청해 임진강전투 상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스터시 30여명의 방문단이 참석하기 위해 21일부터 24일까지 파주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잠정 연기됐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26일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돼 글로스터시 대표단을 파주시에서 반갑게 맞이하길 기대했으나 연기돼 아쉬움이 크다”며 “이번에 파주시가 지원하는 방역물품이 글로스터시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9 파주시 임진강(설마리) 전투 상기 행사.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는 2013년 글로스터셔주 군인박물관 내 6.25전쟁박물관 건립을 위한 지원금을 전달했으며, 2014년에는 글로스터시와 자매도시 MOU를 맺고 설마리에 있는 영국군 추모공원을 확대 조성했다. 2016년에는 감악산 출렁다리를 조성하고 ‘글로스터 영웅의 다리’로 부제를 달아 영국군 참전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글로스터시 역시 나토(NATO) 연합 신속대응군 기지를 ‘임진기지(Imjin Barracks)’로, 글로스터셔 군인박물관에서 글로스터 부두로 이어지는 길을 ‘파주길(Paju Walk)’로 명명해 돈독한 우의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글로스터시는 영국 글로스터셔주의 중심 도시로서 약 2000년의 역사를 지녔으며 13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영화 ‘해리포터’ 촬영지인 글로스터성당 등 중세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유서 깊은 곳이기도 하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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