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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게임이 언택트의 왕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게임을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PlayApartTogether)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등 글로벌 게임사와 스트리밍 플랫폼 등 50여개 기업이 잇달아 여기에 동참했다.

WHO의 게임 장려 캠페인은 1년 전 게임을 질병으로 규정하며 보여준 그 단호했던 태도와 사뭇 거리가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당시 별 이슈도 아니었던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등재 안건을 본회의 의제에 올렸다.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명확한 근거 없이 게임을 마약급으로 올려놨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내에서도 파장이 이어졌다. WHO 권고는 2022년 1월 발효 예정인데 강제성은 없지만 보건복지부는 이를 관철하기 위해 지금도 후속 작업에 적극적이다.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의 사회적 역할과 산업 위축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플레이 어파트 투게더' 캠페인의 바탕에는 게임은 혼자서 유익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도구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1년 전 WHO가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게임의 가치와 순기능을 이제서야 재발견한 것이다. WHO는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과 육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5가지 신체활동 중 하나로 게임을 추천했다.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한 게임의 가치도 같은 맥락이다. 게임은 사회적 고립을 줄여주고, 소통과 화합의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질병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국내 게임산업은 연간 매출 13조원을 올리며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하는 경쟁력 있는 분야다. 콘텐츠산업 수출의 66%를 게임이 맡고 있다. 일자리 창출, 4차산업 기술산업으로도 각광을 받는다. 더욱이 새롭게 뜨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산업의 장래성을 감안하면 향후 게임업종은 더 빛을 볼 수 있다. 게임인재도 앞서 양성할 필요가 있다.
게임 과몰입 방지대책도 함께 강구돼야 한다. 게임에 대한 낡은 편견만 붙들고 있는 건 시대역행이다. 이를 불식하는 일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