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클럽발 집단감염, 아직 방심말라는 경고다

중고생 등교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클럽발(發)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신규 확진자는 4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30명대로 늘었다. 이 중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자가 24명으로, 6일 이후 확인된 이태원 클럽발 감염자만 54명에 이른다.

놀란 당국도 부랴부랴 대응에 나섰지만 뒷북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정부는 8일부터 한 달간 전국의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등 유흥시설에 운영자제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어 다음 날 오후 서울시는 시내 모든 유흥시설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사실상 무기한 영업정지를 뜻한다. 경기도도 10일 비슷한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완화된 거리두기로 강도를 낮추면서 유흥시설 운영을 허용했다. 생계 필수영역도 아닌 유흥업소 영업 문을 쉽게 열어준 게 화근이 된 꼴이다.

클럽은 공간 특성상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곳이다. 다녀간 사람이 정확히 누군지도 특정되지 않아 전파경로 파악도 힘들다. 이태원 관련 첫 확진자가 방문한 클럽 3곳에서 1900여명 출입자 명부를 확인했지만 이 중 연락이 닿은 이는 600명 정도라고 한다. 연휴 기간 잠시 들렀다 수도권, 전국으로 빠져나가면서 무차별 전파로 이어졌다면 큰 낭패다. 이미 이태원발 확진자는 경기, 인천, 충북, 부산, 제주 등으로 퍼져 있다.

생활 필수시설과 거리가 있으면서 고위험 장소로 분류될 만한 곳에 대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선제조치가 필요하다. 더욱이 13일부터는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순차적으로 거리를 활보하게 된다. 다수가 모이는 실내공간에서 국민 개개인이 각자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필수다. 지금 곳곳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 목격된다. 자칫 소홀해지면 집단감염은 순식간이다. 이태원발 감염 확산은 방심한 대가이자 경고다.
우리의 코로나19 대응은 그간 해외에서 유례없는 찬사를 받았다. 그 뒤에는 수많은 의료진의 눈물겨운 헌신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될 것이다.

jins@fnnews.com 최진숙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