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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소년원'에도…가족 느낄 '부모님 세족식'도 취소

코로나는 '소년원'에도…가족 느낄 '부모님 세족식'도 취소
경기도 의왕시 서울소년원 정문./뉴스1 © News1


코로나는 '소년원'에도…가족 느낄 '부모님 세족식'도 취소
경기도 의왕시 서울소년원./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경기도 의왕시의 서울소년원. 이곳에는 만 10~19세 '범법 소년' 200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

과거엔 누군가의 가해자였지만, 서울소년원은 이들을 계도해 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에겐 서울소년원이 구금시설이면서 학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이미 다섯 차례나 등교개학이 연기된 가운데, 서울소년원 역시 코로나19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6일 서울소년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외부프로그램, 종교 행사 등은 모두 연기 혹은 취소된 상황이다. 한줄기 '빛'인 면회 시간도 40분에서 10분으로 부쩍 줄었다.

◇'새 시작 다짐' 가족수련회 전면 취소

통상 원생들은 6개월 혹은 2년간의 소년원 생활을 마무리하기 전에 부모님과 함께 '가족수련회'를 간다.

수련회에서는 부모님이 자식의 발을 씻겨주거나 자식이 부모님의 발을 씻겨준다. 이들은 서로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을 물과 함께 씻겨내고 다시 한번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또 소련회에서 원생들은 소년원을 나가서 부모님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부모님은 아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를 배운다.

하지만 서울소년원의 가족수련회는 코로나19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면회시간 30분 줄고 외부 교육도 못해…유일한 낙은 '후원 음식'

코로나19로 면회 시간도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면회실 인원을 제한하다보니 면회 시간도 40분에서 10분으로 줄었다.

이전에는 부모님이 낮 12시에 오면 언제든지 면회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미리 원생이 담임 선생님에게 말해야 소중한 10분이 주어진다.

매주 목요일 오전 3시간가량 진행되던 인성교육도 모습이 바뀌었다. 기존에는 외부 선생님이 소년원에 와 교육을 진행했지만, 코로나19로 소년원 자체적으로 진행된다.

외부 강사가 진행하던 '영화 치료'와 같은 프로그램도 자취를 감췄고, 환경 정화 활동이나 민속촌 방문과 같은 외부 프로그램들도 코로나19로 모두 연기됐다.

주말 오후에 진행되던 종교 행사도 외부 종교인들이 소년원으로 들어오지 못해 전면 취소됐다.

그래도 종교행사와 함께 후원되던 치킨이나 핫도그 같은 음식은 여전히 소년원에 들어온다.


원생들은 종교활동 대신 선생님과 함께 후원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거나 검정고시 공부를 하는 등 다른 활동을 하게 된다. 이 시간이 원생들의 유일한 낙이 된 셈이다.

서울소년원 관계자는 "원생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체육대회를 열거나 노래방 기기를 과거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이라며 "다만 최근 코로나19로 연기됐던 검정고시 일정이 잡혀서 원생들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