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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 화면 캡쳐.
삼성 김지찬(19)이 15일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서 9회 초 우중간 안타를 때려냈다. 올 시즌 3번 째 안타. 비록 5타수 밖에 안 되지만 타율이 6할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김지찬의 3안타가 모두 9회에 나온 점.
9회면 경기의 마지막 회다. 김지찬처럼 선발이 아닌 더그아웃에 대기하다 나오는 선수는 경기 내내 긴장하다 타석에 들어서면 집중하기 쉽지 않다. 특히 신인에게 더욱 어렵다. 김지찬은 10일 KIA와의 경기서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왔다.
외국인 유격수 살라디노 대신 4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김지찬은 KIA 네 번째 투수 문경찬으로부터 우월 2루타를 뽑아냈다. 자신의 프로 데뷔 첫 안타였다. 이어 12일 키움전서 상대한 투수는 국내 최고 마무리 투수 가운데 한 명인 파이어볼러 조상우.
1-3으로 뒤진 상황, 역시 선두타자였다. 삼성은 당시 2승 4패로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상대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 19살 고졸 신인에겐 마음의 부담이 큰 타석이었다. 김지찬은 조상우의 빠른 공을 받아쳐 우익수 앞 안타를 터트렸다. 그리고 15일 kt전. 이번에도 9회였다. kt의 세 번째 투수 이선우로부터 우중간 안타를 빼냈다.
이렇게 되자 삼성 허삼영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 졌다. “이제는 선발 기용을 생각해 봐야겠다.” 그동안 어린 선수여서 심리적 부담을 감안해 선발 기용을 피해 왔다. 하지 만 최근 김지찬의 맹활약은 허 감독으로 하여금 선발 기용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김지찬은 청소년 국가대표출신이다. 2019 세계청소년 대회서 타격상(36타수 12안타 0.528)을 수상했다. 수비도 뛰어나고 주루 플레이도 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신인 드래프트서 2차 2라운드에 김지찬을 선택하자 주변에선 의외로 받아 들였다. 163㎝의 작은 신장 때문이다.
그 점에서 김지찬은 호세 알투베(30·휴스턴 아스트로스)를 쏙 빼닮았다. 알투베는 베네수엘라 출신이다. 어렸을 적부터 야구 잘하기로 소문났으나 당초엔 휴스턴 스카우트로부터 거부를 당했다.
너무 키가 작아(168㎝) 출생 연도를 속인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서다. 알투베는 출생증명서를 떼 와서야 간신히 휴스턴의 트라이 아웃 캠프에 합류할 수 있었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 올라 온 알투베는 아메리칸 리그 MVP(2017년), 골드글러브(2015년), 세 차례 타격왕(2014, 2016, 2017년), 두 차례 도루왕(2014, 2015년)을 차지했다.
작은 신장으로 인해 한국의 알투베로 불리는 김지찬. 알투베와 마찬가지로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내야수로 주목받고 있다.
알투베는 2루수지만 김지찬은 1루를 뺀 모든 내야를 커버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굳이 1루에 기용되기 힘든 이유는 타깃이 작아 다른 내야수들이 송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지찬의 선발 기용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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