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3학년밖에 등교 안 했는데…" 첫 등교 곳곳에서 '진땀'

마스크 쓴 학생들 표정에 '설렘'과 '긴장' 교차 고열 학생 잇따라 119구급대로 보건소 이동도 환영 행사 열어 등교 학생에 반가움 표시도

"3학년밖에 등교 안 했는데…" 첫 등교 곳곳에서 '진땀'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20일 올해 첫 등교에 나선 충북 청주 서원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정문을 들어서고 있다. 2020.05.20.in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등교가 여러 차례 연기되는 우여곡절 끝에 충북 지역 고3 학생들이 20일 올해 첫 등교 수업에 나섰다.

등교를 시작한 도내 학교(특수학교 포함)는 일반고(특목고 포함) 58곳 385학급, 특성화고 26곳 163학급, 특수학교 10곳 21학급 등 모두 94개 학교의 569개 학급이다.

하지만 매뉴얼과 달리 첫 등교 학교에서는 각종 돌발 상황들이 발생해 교직원들의 근심을 키웠다.

이날 등교에 나선 청주 서원고등학교 고3 학생들은 학교 정문을 통과해 등교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중앙현관 앞에 길게 줄지어 섰다.

학교 중앙 현관의 열화상 카메라에서 발열 확인과 마스크 착용 등을 확인해야 교실로 들어설 수 있어서다.

"3학년밖에 등교 안 했는데…" 첫 등교 곳곳에서 '진땀'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20일 올해 첫 등교에 나선 충북 청주 서원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발열확인을 위해 중앙 현관 앞에 길게 줄지어 서있다. 2020.05.20.inphoto@newsis.com
발열 확인이 잇따르자 과부하가 걸린 열화상 카메라에 종종 에러가 발생해 교실 입장이 지체되기도 했다.

등교 마감 시간이 다가오자 학생들이 몰리며 간격 유지를 위해 학생들이 운동장에 둘러서기도 했다.

교실로 향하기 위한 관문은 아직 남았다. 교실 입구에서도 담임교사의 2차 발열 확인과 손 소독을 하고 나서야 오랜만에 친구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눌 시간이 주어졌다.

교실의 책상 간격도 최대한 벌여 혹시 모를 감염 요인을 원천 봉쇄했다.

"3학년밖에 등교 안 했는데…" 첫 등교 곳곳에서 '진땀'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20일 올해 첫 등교에 나선 충북 청주 서원고등학교의 한 고3 학생이 열화상 카메라에서 37.5도로 고열을 보이고 있다. 2020.05.20. inphoto@newsis.com
수백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일일이 발열 검사를 하다 보니 평소와 달리 등교 시간이 좀 더 걸렸지만 학생들은 차분히 거리 두기를 유지했다.

담임교사들은 교실에서 2차 발열 확인을 했으며, 몇몇 학생들이 고열로 다시 확인돼 10분간 안정을 취한 뒤 재차 발열 확인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의 학생이 38도에 육박하는 고열로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해 체온을 확인했지만 고열이 유지돼 결국,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방호복을 입고 인근 보건소로 이동했다.

부모와 연락이 된 한 명은 부모와 함께 검진을 위해 귀가했다.

"3학년밖에 등교 안 했는데…" 첫 등교 곳곳에서 '진땀'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20일 올해 첫 등교에 나선 충북 청주 서원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발열확인을 위해 중앙 현관 앞에 길게 줄지어 서있다. 2020.05.20.inphoto@newsis.com
같은 시각 봉명고에서도 119구급대 출동 요청이 들어오면서 관할이 아닌 동부소방서 119구급대가 이 학교로 이동하면서 출동 요청부터 보건소 이송까지 한 시간여가 소요되기도 했다.

서원고 관계자는 "3학년만 등교를 했는데도 이 정도이니 다른 학년이 등교하는 27일 이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1~2학년은 격주 등교로 해야 겨우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학생들이 교실에 입장하기까지는 등교시각인 오전 8시 30분을 넘어선 40분에서야 이뤄졌다.

이 학교는 이날 1교시 수업을 예방수칙 등을 교육하는 시간으로 임시 편성했다.

"3학년밖에 등교 안 했는데…" 첫 등교 곳곳에서 '진땀'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20일 올해 첫 등교에 나선 충북 청주 서원고등학교 고3 학생 2명이 고열로 119구급대를 이용해 보건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0.05.20. inphoto@newsis.com
서원고는 학교 입구부터 교실과 급식실 등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해 학생들의 거리 두기 실천을 도왔다.

3학년 교실 배치도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1학년과 2학년 교실을 활용해 반별 간격을 유지하고 가급적 교실이 있는 층에서만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했다.

고3 학생들의 첫 등교를 환영하는 행사도 각 학교별로 열렸다.

김병우 교육감은 이날 금천고등학교와 청주혜원학교를 방문해 교직원들과 함께 등굣길 학생들을 맞이했다.

"3학년밖에 등교 안 했는데…" 첫 등교 곳곳에서 '진땀'
[청주=뉴시스] 인진연 기자 = 20일 올해 첫 등교에 나선 충북 청주 서원고등학교의 고3 학생 중 고열이 발생한 학생들이 일시적 관찰실에서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2020.05.20. inphoto@newsis.com
김 교육감은 “학생들이 건강하게 등교하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코로나19로 많은 상황이 바뀌었지만 학생들이 흔들리지 않고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안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양청고는 '그대들이 있어 학교가 아름답습니다'는 현수막을 정문과 중앙 현관에 게시해 오랜만에 등교하는 학생을 축하하며, 첫 인사를 나눴다.

행사에는 전 교직원과 학부모회 대표, 학교운영위원 등이 양청고 중앙현관 앞에 나와 등교하는 3학년 학생들에게 일일이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학교에서는 대입 진학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 사인펜과 수정테이프, 음료수를 전달하고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에서도 준비한 떡을 나누어 주면서 올해 첫 등교하는 학생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양청고 유호준 학생회장은 "선생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나와서 우리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셔서 깜짝 놀랐다"며 "무엇보다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진천 광혜원고도 학생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걸고 각 반 담임교사들이 따뜻한 환영선물을 마련해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하나씩 건넸다.

◎공감언론 뉴시스 in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