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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성공과 실패 기로에 선 당국…쿠팡 물류센터 확진 69명

방역 성공과 실패 기로에 선 당국…쿠팡 물류센터 확진 69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쏟아지고 있는 경기 부천 오정동 쿠팡 신선물류센터 전경 2020.5.28/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음상준 기자,김태환 기자,이형진 기자 = 이태원 클럽과 쿠팡 물류센터 확진자 발생을 기점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K-방역이 성패의 기로에 서게 됐다. 5월 초만 해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명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에 쿠팡 물류센터 확산세까지 겹치면서 2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53일 만에 최대치인 79명을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던 3월말~4월 유행 수준이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등교수업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8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당시 산발적인 지역사회 감염 발생은 있을 것으로 계속 얘기해왔다"면서도 "신규 확진자 79명이란 수는 여러 시사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전환해야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 "섣부른 부분은 분명히 있다"면서 "(쿠팡 물류센터 관련 접촉자의 경우) 4200명은 (접촉자 찾기에) 용이하다는 부분이 있고, 이에 따라 검사 소요 시간도 상당히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 1총괄조정관은 이어 "이태원의 경우 검사를 하는데 15일정도 걸렸고 28일 대체로 검사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물류센터 관련 검사는 여러 심리적인 걸림돌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자발적 협조를 얻어낼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쿠팡 물류센터 관련 사례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봤다. 김 1총괄조정관은 "이태원 클럽발의 경우 소수이긴 하지만 먼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이번 (쿠팡 관련) 사례는 비교적 인천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는 앞으로 2주간 평균 확진자 수 추이를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1총괄조정관은 ""일일 확진자 수가 전일 하루 분명히 50명 기준을 초과했지만,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 전환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면서 "빠른 시간 내 안정되면 거리두기 강도를 조정할 실익은 적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유지 기준으로 일일 확진자 수 50명 미만, 신규 확진자의 방역망 내 80% 관리 등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최종 판단하겠다는 것이었다.

즉, 28일 0시 기준의 신규 확진자 수 79명은 50명을 넘은 규모지만, 이는 1일차 숫자로 정부가 기준으로 삼는 2주간 하루 평균 50명을 초과한 것은 아니란 얘기다. 또 다행히 아직 국내 격리치료 중인 확진자 수는 735명으로 정부가 당초 밝힌 안정적 의료체계 가동을 위한 1000명 이하 수준에 있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의료체계 내 수용 여력 그리고 확진 발생 양상, 지역사회 내에서 추가 감염을 얼마나 차단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을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현재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등교개학에 대해선 보수적인 잣대를 댔다. 김강립 1총괄조정관은 "현재 상황이 등교수업 재개와 관련해 국민들의 염려가 매우 크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확산 상황과 학교에서 방역수칙 이행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 향후 진행 방향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28일 0시 기준으로 69명으로 집계됐다. 물류센터내에서 발생한 감염자는 55명, 나머지 14명은 추가 전파된 사람이다. 당국이 전날 오후에 발표했던 누적 확진자 36명보다 무려 33명이 늘어난 상황이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첫 확진자가 발생한 23일 이후 불과 5일만이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첫 확진자는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A씨(43·여)다. A씨는 지난 9일 집단감염이 발생한 부천시의 한 뷔페에서 열린 돌잔치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방역당국은 이태원발 감염 가능성 이외에 지역유입 감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물류센터가 위치한 경기도 부천에서 이태원 클럽과 관련성이 없는 지역 발생 확진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증상이 가장 빠르게 확인된 확진자는 A씨다.


정부는 현재 수도권 지자체들과 함께 추가 감염확산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밀접 접촉자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코로나19' 노출이 가능한 물류센터 근무자와 방문객 4159명을 접촉자로 분류해 자가격리를 조치하고 있다. 전날까지 4159명 중 83%인 3445명에 대한 검사를 시행했고, 28일 검사가 완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