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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경제성장률 -1.3% '11년來 최저'…2분기 더 '암울'(종합2보)

1분기 경제성장률 -1.3% '11년來 최저'…2분기 더 '암울'(종합2보)
경기도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2018.10.25/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1분기 경제성장률 -1.3% '11년來 최저'…2분기 더 '암울'(종합2보)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1분기 경제성장률 -1.3% '11년來 최저'…2분기 더 '암울'(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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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민정혜 기자 = 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1.3%로 속보치(-1.4%)보다는 소폭 나아졌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질 국민소득(GNI)도 -0.8% 뒷걸음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4~6월) 성장률은 더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총소득(GNI) 잠정치는 3만2115달러(약 3743만원)로 3만달러대를 유지했지만 전년대비 4.3% 감소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2.0%로 속보치와 같았다.

◇1분기 성장률, 속보치보단 0.1%p 올랐지만…"2분기 수치는 더 악화"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1.3%로 뒷걸음질쳤다. 앞서 4월말 발표한 속보치와 비교하면 0.1%포인트 올랐으나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 -3.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 중 정점을 찍고 완화될거라는 가정 하에 올해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5% 하락하고, 하반기에는 0.1%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1.3%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분기와 비교했을때는 1.4% 상승했다. 박 국장은 "올해 2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2%대 초중반이 나와야 앞서 전망했던 (전년 동기 대비) -0.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이 전기대비 -2.0%(속보)에서 -2.4%로 -0.4%p 하향 수정됐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 1분기 -6.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서비스업에서 숙박 및 음식점(-16.2%), 문화(-11.9%) 등 코로나19 여파로 큰 타격을 받은 업종이 추락했다. 건설업은 토목 및 전문 건설이 늘어 0.2%를 기록했다.

제조업은 -1.8%에서 -1.0%로 0.8%p 상향 조정됐다. 특히 전기·가스·수도는 전기대비 9.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항목별로 보면 수출은 -1.4%로 속보치보다 0.6%p 올랐다.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기계류 등이 줄었다. 수입도 광산품(원유 등), 자동차 등이 줄어 -3.6%를 기록했다. 이는 속보치보다 0.5%p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가 서비스업에 (안 좋은) 영향을 줬다"며 "제조업은 예상보다 (실적이) 높게 나와 성장률이 소폭 상향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조업과 함께 성장률을 소폭 올린 전기·가스·수도의 경우 정부가 미세먼지 대응 차원에서 화력발전 비중을 낮추고 효율이 좋은 원전을 더 활용한 점과 LNG가격이 낮아진 영향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2월 조사를 바탕으로 발표한 속보치와 달리 1~3월 데이터를 모두 활용해 산출됐다.

1분기 정부 소비는 재정 투입 효과로 전기대비 1.4% 늘었다. 이는 속보치였던 0.9%보다 0.5%p 상향조정된 수치다. 하지만 민간소비 위축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었다. 1분기 민간소비는 지난해 4분기보다 -6.5% 감소해 외환위기였던 1998년 1분기(-13.8%)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GDP에 대한 민간과 정부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이 전기대비 -1.6%p, 정부가 0.2%p로 집계됐다. 정부가 재정을 쏟아 역성장을 최대한 억누른 모습이다. 지출항목별로 민간소비에서 재화(의류·화장품 등)와 서비스(음식숙박·오락문화 등)가 모두 줄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수와 민간성장기여도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는데, 특히 성장기여도를 지출항목별로 보면 순수출 기여도가 4분기보다 0.7%p 높아졌지만, 내수기여도는 -2.9%p로 큰 폭 마이너스 전환했다"면서 "경제주체별로 보면 민간 기여도가 소비 중심으로 -1.6%p로 큰 폭 하락한 반면 정부기여 재정을 계속 지출한 만큼 '플러스'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에 더 크게 악화될 것으로 봤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실질 GDP성장률이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통관기준 수출은 4~5월 연속 큰 폭 마이너스를 보였고, 수출과 제조업은 기존보다 악화되는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심리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영향도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국민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대부분 신청한 만큼 2분기에는 1, 2차 추가경정예산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면서도 "수출이 둔화되고 있는데, 미·중 무역분쟁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작년 국민총소득 3만2115달러…감소율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한은이 이날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민총소득(GNI)와 지난해 GNI 잠정치는 모두 감소했다. GNI는 국내외에서 발생한 국민 소득을 모두 합친 지표다. 통상 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115달러(약 3743만원)로 잠정집계됐다. 2018년 3만3564달러(3693만원)에서 4.3% 감소했다. 감소 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최대다. 다만 원화 기준으로는 1.4% 증가했다.

올해 1분기 GNI는 전기대비 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해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7381달러로 2018년(1만8063달러)보다 3.8% 감소했다. PGDI는 국민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소득으로, 실질적인 주머니 사정을 보여준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속보치인 연 2.0%와 같았다. 2018년 성장률 확정치는 2.9%로 잠정치보다 0.2%p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명목 GDP는 1919조원으로, 2018년 대비 1.1% 증가했다. 명목 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총저축률은 1.3%포인트 내린 34.7%를 기록해 사상 최초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34.5%)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총저축률이 -14.2%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라며 "정부 소득 증가세가 전년대비 0.6%로 둔화된 상태에서 경기안정을 위해 정부 소비지출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영리단체를 포함한 가계순저축률은 6.0%로 속보치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국내총투자율은 0.3%포인트 하락한 31.2%였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인 GDP 디플레이터는 0.9% 하락했다. 1999년(-1.2%)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박 국장은 "내수 디플레이터가 소비자물가상승률 둔화로 1.3%까지 낮아진 가운데 수출 디플레이터가 반도체 LCD 등을 중심으로 -4.8%로 하락 전환한데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65.5%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기업 영업잉여가 악화됐다. 반면 노동소득은 늘었는데 자본소득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서 상대비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