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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 숨통은 트였지만…"사태 장기화 두렵다"

재고 판매, 임대료 인하 등 호재 "감면 기간 늘려줬으면" 바람 출국티켓 없이 '선결제' 카드도

면세업계, 숨통은 트였지만…"사태 장기화 두렵다"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면세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1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인천공항공사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면세점과 간담회를 갖고 면세점 임대료 추가 인하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2020.05.1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정부가 고사 상태에 놓인 면세업계를 상대로 몇 가지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단 눈 앞의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단기간 내에 해결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만큼 추가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2일 정부와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면세점 창고에 있던 재고품들이 오는 3일부터 온라인에서 팔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전 10시부터 온라인몰 에스아이(SI)빌리지에서 신세계면세점 재고 물건을 예약 판매한다. 발렌시아가·생로랑·발렌티노·보테가베네타 등 4개 명품 브랜드가 참여한다. 가격은 백화점 정상 가격보다 10~50% 가량 저렴하다.

롯데면세점도 이달 말부터 명품 등 고가 브랜드 매장이 없는 백화점과 아울렛 3곳에서 재고 상품을 팔기로 했다. 신라와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이달 중 재고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현행 규정은 면세점 창고에 쌓인 물건은 소각하거나 공급자에게 반품하는 방법만 가능했지만 관세청은 매출이 급감한 면세점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면세점 재고 면세품 내수 통관 판매를 허용했다. 명품 브랜드와 할인율 조율 등으로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일단 숨통은 트인 셈이다.

공항면세점 임대료 감면폭 확대도 호재다. 대기업 면세점은 아예 지원책에서 제외됐다가 납부 유예, 20% 할인에 이어 50%까지도 감면해 주기로 한 것이다. 감면 기간은 공항이용 여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0%에 도달할 때까지, 최대 6개월(3~8월) 간이다. 여객 수는 90% 이상 감소했는데, 매출보다 더 큰 임대료를 감당해야 했던 면세점으로선 다행스런 일이다.

일련의 정책으로 한 고비는 넘겼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게 분명한 만큼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단 여행업계와 뗄 수 없는 사업이란 게 근본적인 이유다.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해외로 나가는 내국인만 면세상품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처럼 국경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선 기본 전체 자체가 사업 지속을 어렵게 한다.

각종 기관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빨라도 올해 연말까지, 보수적으로는 향후 2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단 업계는 올 8월까지 혜택이 종료되는 공항 임대료 감면을 연장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벌써 6월인데 감면은 8월로 끝난다"며 "9월, 10월은 커녕 내년에도 회복될 기미는 요원한데 다시 원래대로 내야 되는 상황이 두렵다"고 말했다.

여행객 급감으로 면세점 매출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당장의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정부가 통 큰 결단을 내려줬으면 하는 기대도 나온다. 현재는 출국 티켓이 있어야만 면세품을 살 수 있지만, 일정 기간을 두고 일단 물건을 살 수 있게 한 뒤 출국하지 않으면 환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이다.

또 다른 면세점 관계자는 "당장 영세상인들을 살리기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한것처럼 업체들이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2년 정도 유예 기간을 주고 선결제를 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나중에 환급을 하더라도 그때는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기 때문에 한결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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