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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우주여행 성큼, 한국은 달 탐사도 갈팡질팡

민간 우주여행 시대가 성큼 다가섰다. 미국 민간 기업 스페이스X가 쏘아올린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건'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했다. 두 우주인은 최장 넉달간 ISS에 머물며 장차 우주관광에 대비한 여러가지 실험을 할 계획이다.

과거 미국은 우주개발을 국가가 주도했다. 1957년 '스푸트니크 충격'이 전환점이다. 소련(현 러시아)에 선수를 뺏긴 미국은 이듬해 미 항공우주국(NASA)을 출범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1969년 아폴로11 비행사들이 인류 최초로 달을 밟았다. 그 뒤에도 미국은 우주왕복선 시대를 주도했다. 하지만 2011년 애틀랜티스호 귀환을 끝으로 우주 경쟁에서 한발 물러났다.

그 바통을 민간기업이 이어받았다. 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가 18년 전, 그의 나이 서른한살 때 세운 스페이스X가 대표적이다. 그때부터 머스크는 장차 화성을 식민지로 삼고 상업용 우주여행을 선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정부도 민간 자원 활용에 적극적이다. 미국이 주춤한 사이 라이벌 중국이 우주 강국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지난해 우주선 창어4호를 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착륙시켰다. 민간을 통한 우주개발은 이 같은 전세를 단박에 역전시킬 기회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우주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이다. 크루드래건은 100% 자동항법장치를 사용한다. 기기 동작 버튼은 터치스크린으로 바뀌었다. 우주복은 날렵해졌다. 예전 '곰돌이 푸' 우주복은 옛말이다. 헬멧은 3D 프린터로 제작했다. 하나같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첨단기술이다.

한국 우주산업은 정부든 민간이든 한참 뒤졌다. 7년 전 천신만고 끝에 나로호 위성을 쏘아올린 게 그나마 내세울 만한 성과다. 달 주위를 돌며 탐사업무를 할 달 궤도선 사업도 갈팡질팡이다. 발사 시기는 하염없이 뒤로 미뤄졌다.
한국은 우주 후발국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땐 독자사업보다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한국형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크게 손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