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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LNG선 수주 잭팟… 기술 있으면 길은 있다

중국 거센 도전 따돌려
초격차 경쟁력이 열쇠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에서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잭팟을 터트렸다. 1일 카타르 국영석유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국내 3사는 700억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 LNG 운반선 계약을 맺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LNG 연간 생산량을 2027년까지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릴 계획으로, 이 기간 국내 3사로부터 100척 이상을 공급받게 된다. 최근 수년간 수주절벽으로 고통을 겪었던 조선업계가 큰 시름을 덜 수 있게 된 희소식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수주는 규모 면에서 조선업 역사상 최대다. LNG선은 대표적 고부가가치 선박인데, 척당 가격이 2300억원가량 된다. 세계 조선업 80%가 한국, 중국, 일본 3국에 쏠려 있는 가운데 우리 기술력은 그중에서도 최강이다. 지난해 중국, 일본이 자국 내 발주한 것을 제외하면 전 세계 LNG선 수주를 국내 3사가 싹쓸이했다. 하반기 기대되는 러시아 LNG 프로젝트 발주물량은 얼음을 깨고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쇄빙 LNG선이다. 이 선박 기술도 한국이 최상위에 속한다. 이번 카타르 수주 쾌거는 한국의 선박 기술력, 수주 경쟁력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다.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의 기술력, 중국 정부의 전방위 지원 위력도 실감했다. 이런 행보가 한국 조선업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다. 기술력에서 한수 아래로 평가받던 중국은 지난 4월 카타르 LNG선 16척 발주를 따냈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금융지원 덕을 본 것으로 파악되는데, 중국이 카타르산 LNG 구매 조건을 계약에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산업 중심을 석탄에서 가스로 옮기고 있는 중국은 가스수입과 선박수주, 금융혜택을 세트로 지원하고 있다. 자국 글로벌 해운사들이 발주한 물량도 엄청나다.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조선산업을 10대 중점분야로 정해놓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우리 기술을 맹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국 선사 도움이 별반 없었던 한국 조선업체들은 그래서 수출경쟁력이 중국보다 한수 위다. 더 필요한 것은 첨단 미래 기술이다. 지금 세계 트렌드는 친환경, 스마트십 기술 개발에 쏠려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연구개발 투자가 맹렬하다. 국내 3사도 총력을 쏟고 있지만, 정부의 전문인력 양성 등 지원책도 함께 있어야 한다. 조선업계의 후진적인 노조 파업 관행도 극복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