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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책임자 바꿔봐, 이따위밖에 못해?”…경기도콜센터는 전쟁중?

“야, 책임자 바꿔봐, 이따위밖에 못해?”…경기도콜센터는 전쟁중?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월2일 10경기도콜센터를 방문, 상담업무를 체험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뉴스1


“야, 책임자 바꿔봐, 이따위밖에 못해?”…경기도콜센터는 전쟁중?
120경기도콜센터 상담사들이 걸려온 전화에 상담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뉴스1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 = “야, 책임자 바꿔봐” “장난해, 너 이름이 뭐야” “좀 똑바로 해. 경기도청은 이따위밖에 못해?”

“저 고객님, 죄송합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1 (매산로3가)에 위치한 경기도청 열린 민원실 2층 120경기도콜센터에서 매일 벌어지는 풍경이다.

상담사들은 이런 말을 들을 때면 마음의 상처를 입어 힘들 때가 많지만 필요한 정보를 해결해줬을 땐 뿌듯함을 느낀다.

“수고많습니다. 감사합니다”란 말을 들을 때면 더 힘을 내고 일한다.

120경기도콜센터 상담사들은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온 힘을 다해 응대하다보면 어느새 파김치가 된다.

120콜센터의 정원은 67명이지만 현재 59명이 근무해 인력도 부족하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1월 2일 경기도콜센터를 첫 방문해 상담사와 소통간담회를 가진 뒤 “콜센터 상담사 정규직 안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이후 7개월 만에 정규직 전환이 이뤄졌다.

이들은 현재 주간, 저녁, 심야로 나눠 연중 무휴 24시간 도정 상담은 물론 민원 안내, 불편신고, 5개 국어 상담, 수어 및 문자상담 등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해 처리한 민원상담은 98만4273건으로 1일 평균 처리민원은 2697건에 달한다. 상담사 1인 당 평균 통화 상담건수는 93건에 이른다.

분야별 상담을 보면 여권 등 민원이 27.8%인 27만6673건으로 가장 많고, 교통건설 24만5160건, 복지건강 12만7161건, 도정일반 8만763건, 환경 7만2928건, 타기관 문의 7만7273건, 불편신고 4만9269건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코노라19 및 재난기본소득 상담문의가 크게 늘어 그만큼 업무량도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1월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기도재난기본소득 16만1653건, 코로나19 4만4505건,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7657건, 신천지 3164건 등 코로나 관련 상담이 21만6979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21일부터 3월19일까지 4주간 코로나 관련 비상근무체계를 운영했다. 저녁(오후 6~9시), 주말(오전 9시~오후 6시) 등 상담취약 시간대에 추가인력을 지원하고, 응대 상황에 따라 상담사 휴식시간(오전 20분, 오후 20분)을 조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고강도 감정노동에 상담사(감정노동자)들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억제하고 고객의 반응에 맞춰 상담을 하면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전화응대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앓는 상담사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콜센터 상담사 정규직 전환 이후 결원인원(8명)을 충원했지만 채용된 8명 중 6명은 상담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퇴사했다. 1명은 휴직 상태다.

이에 경기도 콜센터팀이 상담사들을 위한 스트레스 교육, 힐링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지만 역부족이다.

도는 결국 악성·강성 민원인으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120경기도콜센터 상담사 보호에 관한 운영지침’을 개정, 지난달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욕설 등 언어폭력에 1·2·3차 경고 뒤 통화 종료 및 파트장에 보고, 악성 민원 등록관리 했지만 지침 개정이후에는 1차 경고 및 파트장 보고, 2차 상담종료 고지 및 통화 종료, 7일간 이용정지, 월 3회 이상 재발 시 법적 고소·고발 검토 등 보다 강력한 조치를 시행중이다.


상담사들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인센티브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공무직(여권, 청사안내, 청소 등)과 형평성을 이유로 적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 관계자는 “120경기도콜센터 상담사들은 지난해 7월 공무직 전환 이후 고용불안은 없어졌지만 강성전화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이들의 동기부여를 위해선 인센티브가 필요하지만 다른 공무직과 함께 묶여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