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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독립·호국, 대한민국 뿌리…모든 희생 반드시 보답"

文대통령 "독립·호국, 대한민국 뿌리…모든 희생 반드시 보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6월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뉴스1


文대통령 "독립·호국, 대한민국 뿌리…모든 희생 반드시 보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2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군간호사관학교를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교육 중인 신임 장교 등의 경례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뉴스1


文대통령 "독립·호국, 대한민국 뿌리…모든 희생 반드시 보답"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오른쪽)이 지난 3일 오전 대구 남구 앞산 충혼탑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에서 故 김진구 하사의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를 유가족 대표인 부인 이분애(90)씨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 하사는 제 2사단 31연대 소속으로 참전했다가 1953년 7월 13일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인 6일 "독립과 호국이 오늘 우리가 누리는 대한민국의 뿌리"라며 호국영령을 기리고, 국가 유공자와 유가족을 위한 각종 보훈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주제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통해 "모든 희생과 헌신에 국가는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 70주년인 올해, 65번째 현충일을 맞았다"며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가장 빛나는 시기 자신의 모든 것을 조국에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서 있다"고 현충일의 의미를 새겼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 안중군 의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씨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정신이 광복군을 거쳐 현재 국군의 사표(師表)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념식이 열린 대전현충원은 지난달 현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쓴 것에서 안중근 의사의 글씨체로 제작한 것으로 교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독립군과 광복군, 6·25전쟁 참전용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 순직한 공무원, 국군장병들의 이름과 공을 일일이 언급하며 이들의 희생에 위로와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내일은 봉오동전투 전승 100주년 기념일"이라며 "1920년 6월7일, 홍범도·최진동 장군이 이끈 독립군 연합부대가 봉오동에서 '독립전쟁 첫번째 대승리'를 거뒀고, 10월에는 김좌진·홍범도 장군이 주축이 된 연합부대가 '청산리대첩'이라는 독립전쟁 사상 최고의 승리를 이뤘다"고 했다.

이어 "194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창설한 광복군의 뿌리가 독립군이었고, 2018년 국방부는 독립군과 광복군을 국군의 기원으로 공식 확인했다"며 독립군과 광복군이 국군의 뿌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해방 후 많은 독립군, 광복군이 국군이 됐다. 독립정신을 호국정신으로 계승하여 6·25전쟁에 참전했다"며 광복군 참모장 김홍일, 광복군 유격대장 장철부 등 광복군 출신으로서 6·25전쟁에 참전, 공을 세운 인물들을 치켜세웠다.

특히 문 대통령은 "목숨을 바쳐 용맹하게 싸운 장병들뿐만 아니라, 부상병을 헌신적으로 돌본 보이지 않는 영웅들도 있다"며 간호장교들에 대한 고마움을 각별히 표시했다.

이어 "독립운동가 이상설 선생의 외손녀 이현원 중위는 국군간호사관학교 1기생으로 1953년 3월 임관해 참전했고, 간호장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절, 헌신적으로 장병들을 돌보셨다"며 "2017년 9월, 러시아 동포 간담회에서 뵙고 오늘 국민의 마음을 담아 국가유공자 증서를 드리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독립군의 딸로서 6·25전쟁 때 백골부대 간호장교로 복무한 고 오금손 대위, 6·25전쟁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고 김필달 대령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위국헌신 군인본분'을 실천한 간호장교들이 있어 가장 위태롭고 절박한 순간에도 병사들은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며, 이 역사는 70년이 지난 오늘, 후배들에게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응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간호장교들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3일,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졸업생 75명이 임관과 동시에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을 펼치던 대구로 향했다"며 "오늘 '경례문'을 낭독한 이혜민 소위는 그날 임관식에서 '6·25 참전용사인 할아버지를 본받아, 국민과 군을 위해 목숨 바칠 각오로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75명의 신임 간호장교들은 모두 맡은 임무를 당당히 완수하며, 국민들에게 커다란 용기와 자부심을 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군통수권자로서 코로나19 방역 현장에 투입됐던 군 장병들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만명이 넘는 장병들이 물자 운송지원, 방역과 소독, 공항·항만 검역 등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땀 흘렸다"며 "철통같은 안보태세 속에 방역에도 임무를 다한 우리 군을 애국선열들과 호국영령들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6·25전쟁과 관련 "고 임춘수 소령은 1951년 7월 강원도 양구 전투에서 전사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가슴 깊이 딸의 돌사진과 부치지 못한 편지를 품고 있었다. 오늘 따님 임욱자님이 70년 만에 아버지에게 보내는 답장을 낭독해주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임춘수 소령의 편지 한통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조국을 지키는 힘이라는 것을 전해주고, 따님의 답장은 호국 영웅이 '가족을 많이 사랑한 평범한 아버지'였음을 알려주고 있다"며 "이 편지들은 6·25전쟁이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삶에 닿아 있는, 살아 있는 역사임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며, 두번 다시 전쟁이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국민이 부여한 국가의 책무"라며 정부는 평화를 지키고 만들기 위해 더욱 강한 국방, 더욱 튼튼한 안보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분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역사에 새길 것"이라며 "코로나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다 순직하신 신창섭 주무관과 피재호 사무관을 여러분과 함께 기억하고자 한다"고 고인을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각종 보훈사업을 소개하고 이에 관한 강화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먼저 지난해 7월 출범한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과 관련 훈장 수여가 결정됐음에도 훈장과 증서를 받지 못한 유공자 5000여명을 찾아 훈장과 국가유공자 증서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이름과 계급 등 기록이 없는 3만2000여명의 유격군의 공적도 함께 발굴하고 기리겠다고 했다.

또 "유해발굴 사업도 계속해 나가겠다"며 올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67구로 추정되는 유해를 추가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도 호국용사들을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며 "발굴한 호국용사의 신원확인에는 유가족들의 유전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유가족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의 지원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의 삶을 뒷받침하고, 기억과 계승을 위한 보훈에 최선을 다해왔다"며 생활조정 수당과 참전명예 수당의 지속적 인상, 의료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또 "현재 국립 대전현충원에 4만9000기 규모의 봉안당을 건립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전국 35만기의 안장 능력을 44만기까지 확충하고, 2025년에는 54만기 규모로 늘려 예우를 다해 국가유공자를 모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군인재해보상법 시행령'에 관해선 병사들의 일반장애 보상금을 대폭 인상하고, 교전으로 인한 장애는 일반장애 보상금의 2.5배를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유족연금 지급률도 근무 기간에 관계없이 일원화했고, 유가족 가산제도를 신설해 가족이 많은 경우 더 많은 연금을 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에 대한 보훈은 정부의 가장 중요한 정책과제 중 하나"라며 "보훈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일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 생명까지 바칠 수 있는 애국심의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보훈사업의 의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독립·호국·민주 영령들의 희생이 오늘날 갖는 의미를 되새겼다.

문 대통령은 "독립과 호국이 오늘 우리가 누리는 대한민국의 뿌리"라며 "나라를 지켜낸 긍지가 민주주의로 부활했고, 가족과 이웃을 위해 희생한 수많은 의인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호국·민주 영령들은 각자 시대가 요구하는 애국을 실천했고, 새로운 시대정신과 역동적인 역사의 물결을 만들어냈다"며 "우리의 애국은 오늘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며 상생 협력의 길을 넓히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누군가의 아들과 딸이었으며, 아버지였고 어머니였던 평범한 이웃들이 우리의 오늘을 만든 애국 영령들"이라며 "독립·호국·민주의 역사를 일궈온 우리 국민의 저력을 가슴 깊이 새기며, 애국 영령들께 다시 한번 깊은 존경을 표한다"고 추념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