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간 직통전화, 2년여만에 차단
-'상징적 의미' 감안하면 파장 클 듯
-청와대 공식 반응 등 최대한 '자제'
-"남북 정상간 합의 실천 시기 도래"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파이낸셜뉴스]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 연결이 조금 전 완료되었습니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당시)-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핫라인)이 9일 전격 차단됐다. 지난 2018년 4월 20일 당시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자 남북 정상회담준비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이 개통 완료 사실을 공식 발표한 이후 782일만이다.
핫라인이 사용 여부를 떠나 존재만으로 갖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점에서 북한의 이번 조치가 갖는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끊임없이 북한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손을 내미는 상황에서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청와대와 정부내 당혹감마저 느껴진다.
문 대통령은 지난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나와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신뢰와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평화 경제의 미래를 열어나가겠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열리게 마련이며 좁은 길도 점차 넓은 길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청와대는 일단 공식 반응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청와대와의 핫라인을 끊고 남측을 적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통일된 입장을 통일부를 통해서 밝혔다"고 할 뿐 별도 입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핫라인 작동 횟수 △핫라인 차단 확인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도 "정상간 소통 채널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청와대가 '로키(low key·절제된 대응)'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북한의 진의 파악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섣부른 대응이 오히려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북한의 소통채널 차단과 관련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소집하지 않고, 각급 단위에서의 회의를 통해 북한의 의도 파악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젠 남북 정상간 합의를 실천해야 할 때라는 의견도 나온다.
4·27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의 실무를 총괄했던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상간)합의가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실천이 더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작해야 된다"며 "북한이 모든 국경을 봉쇄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문제가 우선 첫 번째로 UN제재를 피할 수 있고 남북이 공히 수요가 있다"고 코로나 공동대응을 통한 교류확대를 제시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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