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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성장률 전망 낮춘 IMF, 머잖아 또 내릴 것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다음 주 안에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통계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25일 확진자 수는 950만명, 사망자 수는 48만50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시아→유럽→북미를 거쳐 브라질·페루·칠레 등 중남미를 휩쓸고 있다. 지구촌 어느 곳도 안전지대는 없다. 유럽은 잠시 주춤할 뿐이고, 미국은 봉쇄조치를 푼 뒤 환자가 급증세로 돌아섰다. 아시아에선 방역 모범국이라던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하루 수십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며칠 전 "수도권의 경우 5월 연휴로부터 촉발된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며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24일(현지시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낮췄다. 지난 4월(-1.2%)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 숫자마저 유동적이다. 세계 경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손아귀 안에 있다. 백신·치료제 개발로 기세가 눈에 띄게 꺾이지 않는 한 성장률 전망치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우리가 그나마 가장 낫다고 말한다. 맞다. 미국 -8%, 일본 -5.8%, 독일 -7.8%, 이탈리아 -12.8%에 비하면 우린 선방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충격이 작은 것은 아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도 한국은 플러스 0.8% 성장했다. 마이너스 성장은 외환위기급 충격이다.

역설적으로 코로나 위기는 경제체질을 바꿀 기회다. 문재인정부가 그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돈 쓸 궁리만 열심이고, 국회는 기업을 못 잡아 안달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노조는 내년 최저임금을 두자릿수 올리라고 목청을 높인다.
이래선 코로나 이후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 방역 장기전 못지않게 경제 장기전도 중요하다. 위기를 낭비하는 일만은 없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