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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고 또 터질라"...5대銀 사모펀드 판매 2조 급감

연이어 터지는 사모펀드 사고에 30% 줄어
銀, 불완전판매 방지 및 리콜제도 도입나서

[파이낸셜뉴스]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은행에서 판매된 개인고객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올들어 2조원 넘게 급감했다. 지난해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에 이어 올해도 사모펀드 부실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은행들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1일 금융권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개인고객 기준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지난 5월 말 현재 4조8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6조9206억원)에 비해 30.4%(2조1024억원) 급감한 수치다.

5대 은행 모두 올해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올들어 6420억원 줄었다. 신한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6284억원 감소했고, 하나은행도 6241억원 줄었다. 농협은행의 감소폭은 1824억원, 국민은행은 25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LF 대규모 손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등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불완전판매 논란이 커지면서 불신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인 뿐만 아니라 법인 대상 사모판드 판매액도 줄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올해만 법인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1조1091억원 급감했다. 세부적으로 금융기관 보다는 일반법인 판매잔액가 더 많이 줄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올해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각각 2287억원, 1837억원 줄었고, 하나은행은 515억원 감소했다. 특히 이들 은행은 법인 이탈폭 보다 개인 감소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DLF 및 라임사태 등의 악재를 빗겨간 국민은행은 올해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1조1220억원 늘었다.

향후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DLF 사태로 우리은행은 오는 9월까지 사모펀드 신규판매 금지 제재를 받았다. 하나은행은 금융당국의 DLF 중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사모펀드 영업정지는 해제됐지만 아직까진 조심스런 모습이다. 지난해 DLF와 라임사태에 이어 올해도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최대 5000억원대에 이르는 옵티머스펀드 환매 중단사태 등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사모펀드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와 금리 하락으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상품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은행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수수료이익 감소에 따른 비이자이익 축소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불완전판매 방지책과 투자상품에 대한 리콜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DLF 사태를 계기로 펀드 설정일로부터 보름 내 철회가 가능한 리콜서비스를 도입한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이와 유사한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신한은행은 최근 고객보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소비자 보호그룹을 신설했고, 국민은행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소비자보호 권익강화 자문위원회를 설치, 운영키로 하는 등 조직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