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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김부겸 2파전…침묵하는 친문 속마음은 어디로

이낙연-김부겸 2파전…침묵하는 친문 속마음은 어디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을 초청해 열린 한반도 평화포럼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20.7.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낙연-김부겸 2파전…침묵하는 친문 속마음은 어디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국회가 정상화되고 상임위원회 구성이 마무리 되면 시기를 봐서 출마의 변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2020.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경쟁 구도가 5일 '이낙연-김부겸'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친문(친 문재인) 후보들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거대여당의 표심이 누구로 향할지 관심이다.

애초 당대표 선거는 4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 3일 '친문(친문재인)' 홍영표 의원에 이어 이날 우원식 의원까지 돌연 불출마를 선언했다.

우 의원은 이날 오후 취재진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 안팎의 많은 분들과 상의한 끝에 비상한 시국인 지금 치열한 경쟁보다는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현장에서 당의 개혁을 일구며 뒷받침할 때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불출마 결단의 배경을 밝혔다.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의원의 맞대결이 성사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당권 경쟁 이상의 의미가 부여됐다.

차기 당대표는 2년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권 재창출의 기틀을 닦아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이에 당심은 정권 재창출이란 과업을 위해 '당의 단결'을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낙연 의원은 1년 넘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의 경우 민주당 내 보기 드문 영남권 주자라는 것이 강점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두 주자 모두 '지켜야 할 인재'다.

현재 이 의원에 대한 '대세론'이 형성될 만큼 이 의원에 세가 몰리는 분위기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영남에서 태어나 민주화운동을 한 정치인'이란 프레임으로 승부를 걸었다. 호남 출신이면서 동아일보 기자에서 정계에 입문한 이 의원와 확실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그렇다보니 이번 당권 대결이 영호남 대표주자의 대결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난 위기에서 보여줄 리더십이나 정책의 선명성 경쟁을 하기에 앞서 자칫 '영호남' 경쟁 구도에 당심이 매몰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당내 선거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느 후보든 지역을 앞세우는 전략은 들고 나올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관전자'들의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후보 경선 예선전으로 불리는 만큼 경쟁 과정에서 유력 대선주자가 내상을 입을 가능성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아직 특정 주자에게 지지세가 모아지지 않은 친문의 표심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할 지도 관전 포인트다.

당내 주류인 친문 세력은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것으로 해석될 일련의 여지도 남겨서는 안 된다는 원칙론을 세워 의견 표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당대표 경쟁구도가 이날로 교통정리를 마치면서,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이번 주 본격적인 전당대회 모드에 돌입한다.

이 의원은 오는 7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김 전 의원은 오는 9일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한다.

'소명론'을 앞세울 이 의원은 과거 '안전 총리'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로 인한 국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전망이다.
김 전 의원은 임기 2년을 채우겠다고 선언하는 등 이 의원과의 '차별화'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우 의원의 불출마에 대한 입장문에서 "방역과 민생, 평화의 위기 앞에 '대통령의 시간'을 뒷받침할 민주당이 돼야 한다는 우 의원님의 뜻을 잘 구현하겠다"며 "특히 우 의원께서 강조해 오신 민생제일주의를 실천하도록 우 의원님과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전 의원도 "홍영표·우원식 두 분이 저보다 훌륭한 정치인이신데 이렇게 물러서시니 면구스럽다"면서 "두 분이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내려주신 결단에 담긴 뜻을 감히 잇고자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