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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코로나에도 실적 선방…하반기 규제완화에 '촉각'

대형 건설사, 코로나에도 실적 선방…하반기 규제완화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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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코로나에도 실적 선방…하반기 규제완화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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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흑자기조를 이어가며 실적에서 선방했다. 주택시장 호조와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이 빛을 발하면서, 다른 산업에 비해 위기에도 견실한 성장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하반기 분양가상한제 등에 따른 사업 물량 감소가 걸림돌이 될 순 있으나, 재건축 규제 완화,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및 해외 진출 지원 등이 예고돼 있어 당분간 흑자기조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2019년 기준) 1위~5위권 상위 건설사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모두 2분기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불확실성에도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삼성물산은 올해 2분기 실적(연결기준)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7조2233억원, 영업이익 2381억원, 당기순이익 22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9.4%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7.9%, 당기순이익은 6.8% 늘었다.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부문이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유지했고, 신성장 산업인 바이오부분의 실적 개선이 더해지면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대림산업도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10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977억원) 대비 4.2% 증가했다. 매출도 2조5477억원으로 전년(2조4676억원)보다 3.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460억원에서 1918억원으로 31.4% 증가했다.

대림산업은 실적개선의 원인으로 건설사업부의 호실적과 자회사들의 신규 연결 편입·영업이익 개선을 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적 달성의 요인은 건설사업부의 호실적 지속과 자회사인 카리플렉스와 고려개발의 신규 연결 편입 효과"라고 말했다.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견조한 매출 실적을 이어갔다. 현대건설은 2분기 매출 4조5442억원 영업이익 153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는 줄었지만, 매출이 1분기(4조589억원)에 비해 12% 증가했다. 국내 주택 실적과 국내 플랜트 공사 본격화에 따른 영향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수주액이 18조5574억원을 기록해 이미 연간 목표치(25조1000억원)의 74%를 달성했다.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4 공사 등 해외는 물론 한남3구역, 부산 범천 1-1구역 등 국내에서 골고루 수주고를 쌓았다.

대우건설도 상반기 영업이익이 소폭 늘며 위기를 잘 넘겼다. 대우는 상반기 매출 3조9490억원, 영업이익 202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은 7.3%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0.9%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1143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측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해외 사업 부문에 일부 불가피한 차질이 발생하고, 주택건축부문 분양을 계획 대비 40% 정도 진행했음에도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업계 상위권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은 2조5470억원, 영업이익 16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보다 매출은 4.3% 늘었고, 영업이익은 3.4% 줄었다. 신규 수주액은 2조4170억원으로 1분기보다 6.5% 증가했다. GS건설은 상반기 코로나19로 해외 현장의 어려움이 있었으나, 영업이익률은 6% 후반대를 기록해 업계 상위권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과거 해외 부실 등의 아픔을 경험한 이후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으로 체질을 개선해왔으며, 그 성과가 차츰 나타나 위기 상황에서도 견실한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2~3년 전 착실하게 쌓아 둔 주택 등의 수주물량도 최근 매출로 반영되면서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의 관심은 하반기로 향한다. 이달부터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건설사의 수익성 좋은 민간 주택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정부가 재건축 용적률 완화와 공공재건축 등 규제 완화 및 공급 확대 등을 예고하면서 우려를 씻을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에 더해 SOC 등 공공사업과 해외사업에서도 추가 수주 물량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의 하이리턴 사업인 민간 주택사업이 상한제로 위축될 수 있으나, 정부의 재건축 용적률 완화와 공공재건축 등 규제 완화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려를 상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SOC 민자사업에 30여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해외수주를 위해 기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에도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