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박승희 기자 =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여부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공소장에 적시하지 못한 가운데, 정부 고위 관계자가 MBC의 해당 의혹 첫 보도 내용을 사전에 알았다는 주장이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는 5일 새벽 페이스북에 "MBC의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 보도 몇 시간 전에 전화를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가 곧 삭제했다.
그는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며 "날 아끼던 선배의 충고로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았다.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시는 분"이라고 썼다.
이어 "몇 시간 후 한동훈의 보도가 떴고 그 전화의 의미를 파악하는데는 시간이 그리 필요치 않았다"며 "누구도 어디도 퍼가지 마십시오. 소송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뉴스1은 권 변호사의 추가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권 변호사는 해당 인사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을 전화를 건 당사자로 추정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권 변호사와의) 통화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이 지난 오후 9시9분"이라며 "통화내용 또한 MBC 보도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MBC 보도 전 채널A 사건에 대해 내가 미리 알고 있었다고도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MBC 보도 뒤 전화를 받은 건 맞다면서도 "한 위원장은 왜 3월31일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했음에도 한동훈 이름과 부산을 언급했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다. 권언유착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의혹을 시간을 둘러싼 기억 오류로 덮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에 관해 자신이 '공작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한 검사장 등은 '권언유착 의혹'을 수사할 것을 촉구해왔다. 친정부 인사들과 '제보자X'로 불리는 지모씨가 '검언유착' 프레임을 만들기 위해 MBC와 공모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권 변호사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여파가 적잖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야당은 "특별검사 또는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건을 두고는 검찰 내부에서조차 검언유착 의혹에 비해 권언유착 부분은 수사가 미진하다는 '불공정·편파' 지적이 일기도 했다. 수사팀은 지씨를 4차례, 해당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를 2차례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 내부에서 한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하는 것을 두고 일부 의견이 엇갈렸고, '권언유착 의혹' 수사계획과 법리검토를 담은 보고서가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바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당 보고서가 "수사 형평성에 문제제기하는 취지는 아니다"며 "지휘부가 공소장을 바꾸라고 지시해 (일부가) 반발했다거나 한 것도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공소장 작성 방향이 지난 주 이미 결정돼 주 후반부터 작성 작업을 했고, 이후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해당 의혹을 보도한 장인수 MBC 기자는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권언유착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는 한 검사장 측 주장에 대해 "언은 장인수 기자(본인)인데, 권은 누구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사건 이전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 최강욱 대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여권 정치인 그 누구와 연락한 적도 만난 적도 없다"면서 "휴대폰 내역을 이미 다 제출했고 자료로도 입증되는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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