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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선수권 첫날 단독 선두' 강경남, "투어 17년간 이렇게 긴 러프는 처음"

확달라진 코스 세팅에 119명 오버파
김종덕, 대회 최고령 컷 통과 파란불 
양용은, 2언더파 공동 4위로 이름값

'KPGA선수권 첫날 단독 선두' 강경남, "투어 17년간 이렇게 긴 러프는 처음"
6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 남-서코스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오른 강경남이 10번홀에서 티샷을 날린 뒤 볼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KPGA
[파이낸셜뉴스]【 양산(경남)=정대균골프전문기자】'페어웨이 폭 15~20m, 러프 길이 100mm'
올해로 63회째를 맞는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의 코스 세팅이다. 이 대회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경남 양산시 소재 에이원CC 남-서코스(파70·6950야드)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 코스 세팅은 작년과 확연히 달라졌다. 러프 길이를 작년 50mm보다 배로 길게 길렀고 거의 페어웨이 수준이었던 그린 주변 러프를 올해는 60mm로 조성했다.

그것만으로도 선수들을 괴롭히기에 충분했는데 6일 열린 1라운드는 간간이 비가 흩뿌린데다 강한 바람, 그리고 까다로운 핀 위치까지 156명의 출전 선수들은 그야말로 3중고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니 선수들의 성적은 앞선 3개 대회와 확연히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시즌 개막전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오픈은 5언더파, 군산CC오픈은 2언더파, 그리고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치러진 직전 대회 KPGA오픈은 12포인트(스트로크 환산시 6언더파)로 각각 컷이 결정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 예상 컷은 4오버파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KPGA선수권 첫날 단독 선두' 강경남, "투어 17년간 이렇게 긴 러프는 처음"
6일 개막한 KPGA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대회 최고령 컷 통과에 청신호를 켠 김종덕. /사진=KPGA
오전조로 경기를 출발, 보기 2개에 버디 6개를 잡아 4언더파 66타를 쳐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친 강경남(37·유영제약)도 "국내외에서 투어 17년차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처럼 러프가 긴 코스는 처음인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이번이 올 시즌 4번째 대회다. 지난 대회들은 모두 러프도 짧고 페어웨이도 넓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공이 러프에 빠지면 공을 빼내기 힘들 정도로 러프 길이가 길다. 코스 매니지먼트를 잘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와 병행 활동하고 있는 강경남은 통산 11승을 향한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남은 사흘간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강경남은 앞선 3차례 대회에 모두 출전했으나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에 했던 손가락 밑부분 수술 후유증에다 퍼트 난조가 부진 원인이었다.

강경남은 "수술은 잘 됐지만 아직도 근육이 100% 돌아오지 않아 어색하기도 하고 신경이 쓰인다. (웃음) 그러다 보니 그립이 잘 안됐다. 특히 퍼트 그립이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 "지난주에 오래 알던 아마추어 분과 라운드를 했는데 그 분이 ‘왜 이렇게 퍼트를 어렵게 하냐. 예전에 좋았을 때는 정말 쉽게 했었는데’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그 말을 명심하고 퍼트 연습에 집중했는데 이번주 연습라운드 때부터 퍼트감이 올라왔고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KPGA선수권 첫날 단독 선두' 강경남, "투어 17년간 이렇게 긴 러프는 처음"
6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나선 이수민. /사진=KPGA
이런 가운데 22년전인 1998년 41회 대회 우승자인 김종덕(59)은 아들뻘 되는 젊은 선수들 앞에서 노익장을 과시했다. 역대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김종덕은 이날 보기와 버디를 2개씩 주고받아 이븐파 70타를 쳐 컷 통과에 파란불을 켰다. 만약 김종덕이 2라운드에서도 선전해 컷을 통과하게 되면 59년 2개월 3일로 이 대회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KPGA선수권대회 최고령 컷 통과 기록은 2007년 ‘제50회 대회’서 최윤수(72)가 보유하고 있는 58세 11개월 1일이다.

맹동섭(33)과 이유호(26)가 공동 2위(3언더파 67타)에 자리한 가운데 2009년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PGA선수권대회서 동양인 최초로 메이저 챔프에 등극한 양용은(48)도 모처럼 이름값을 했다.
양용은은 이날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쳐 9명의 선수와 함께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 도전에 나선 작년 대회 이원준(35)과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나선 이수민(27·스릭슨)은 각각 3오버파와 4오버파로 부진했다. 앞선 2개 대회서 연속 준우승에 입상하며 10대 돌풍을 일으켰던 김민규(19·CJ대한통운)는 까다로운 코스 세팅을 극복하지 못하고 7오버파로 1라운드를 마쳐 컷 통과에 비상이 걸렸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