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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항공 빅2 기적같은 선방, 역발상이 놀랍다

[파이낸셜뉴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올해 2·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6일, 7일 차례로 깜짝 실적을 발표했는데 대한항공은 1485억원, 아시아나항공은 1151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둘 다 매출은 반토막이 나고 여객 수송은 90% 이상 줄었지만 화물매출이 90% 넘게 늘어 적자를 뒤집었다.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실적 쇼크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아메리칸항공은 2조5000억원대, 유나이티드항공은 1조8000억원 손실을 봤다. 델타항공 적자는 무려 6조7000억원 규모다. 초유의 이동 봉쇄령으로 전세계 하늘길이 다 막혔으니 처참한 성적도 불가피한 것 이겠거니 했다.

국내 항공사 두 곳의 실적은 이런 추세를 역전시킨 기적같은 선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가지않은 길을 먼저 개척했기에 얻은 결과다. 현 국면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덕이다. 발이 묶인 여객기를 화물수송기로 활용하자는 발상의 전환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였다. 조 회장은 지난 2009년 여객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면서 미국발 금융위기, 신종플루 등을 겪었다. 당시 한국발 수요가 대폭 줄자 인천을 거쳐가는 환승 수요를 대거 유치해 지금처럼 유례없는 흑자를 일군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화물운송 전략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회사가 2018년 4·4분기부터 줄곧 적자였고, 직전 1·4분기에도 2000억원대 손실이었던 걸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지지부진한 인수합병으로 주변 환경은 어수선했지만 결국 실적밖에 없다는 집념과 역발상이 흑자를 만들어냈다.

앞뒤가 꽉 막힌 어려움 속에서 사력을 다해 길을 찾는 우리 기업들은 격려를 받아 마땅하다. 기업이 계속 뻗어나가야 경제가 살고 일자리가 생긴다. 기업이 날개를 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야말로 정부와 정치권이 가장 먼저 할 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