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통합당 새 정책에 똘똘한 복지 담아라

지지율 상승세 굳히려면
과감한 변신 두려워말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이 막상막하다. 10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지율은 민주당 35.1%, 통합당 34.6%로 나타났다. 0.5%포인트 차이는 지난 2월 통합당 창당 이래 최소 격차다. 오차범위(±2%포인트)를 고려하면 1위 자리를 놓고 두 당이 혼전 양상이다.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는 놀랍다. 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지 불과 4개월 만에 1위를 내줄 판이다. 악재가 겹쳤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논란에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이 터졌다. 부동산 난맥상은 결정타다. 예전엔 민주당이 죽을 쑤어도 지지율이 보수 쪽으로 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다르다. 민주당을 떠난 지지율이 통합당으로 갔다. 왜 그럴까.

통합당이 실로 오랜만에 수권정당다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윤희숙 효과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초선 윤 의원은 전월세 정책의 맹점을 논리적으로 꼬집었다. 자본주의, 사회주의 따위 이념색 짙은 단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는 부동산과 정치를 분리했다.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득력 있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대중이 호응한 이유다.

통합당이 가는 방향도 이래야 한다. 우리는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도하는 새로운 정강·정책에 주목한다. 통합당 정강·정책개정특위는 지난달 20일 임시정부의 정통성, 5·18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등을 담은 정강 초안을 발표했다. 이어 10일엔 끝장토론을 거쳐 10대 정책을 확정한 뒤 오는 13일 비대위를 거쳐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우리는 '똘똘한 복지'가 10대 정책에 포함되길 바란다. 이는 김 위원장이 강조해온 '약자와의 동행'과 결이 같다.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첫째 고질병은 뭐니뭐니해도 양극화다. 소득 양극화도 있고 세대 양극화도 있다. 황교안 전 대표가 지난해 9월에 내놓은 민부론은 반면교사다. 지나치게 시장을 내세운 나머지 양극화 해결을 등한시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4·15 총선 참패는 그 결과물이다.

200년 전통의 영국 보수당은 통합당의 롤모델이다. 2차대전 뒤 총선에서 완패한 보수당은 집권 노동당의 복지정책에 동조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널리 알려진 영국식 복지가 이때 기초를 놓았다.
복지가 시대정신이라면 이를 흔쾌히 수용하는 용기 또한 필요하다. 다만 보수정당답게 퍼주기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복지정책을 제시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상대방 실수로 얻는 반사이익은 휘발유처럼 금방 증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