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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전광훈 코로나 확진에 "구속" 맹공…野, 침묵으로 선 긋기

민주 "소속 인사 광화문 집회 참석 입장 표명 촉구" "전광훈 구속해야…통합당, 집회 참석 인사 제명도" 통합 "민주당 질문에 답변 않겠다"…무대응으로 일관 집회 참석 홍문표 "3명 접촉…전광훈 만난 적도 없다" 각 의원들은 "구속" vs "특정 세력 공격 자제" 온도 차

與, 전광훈 코로나 확진에 "구속" 맹공…野, 침묵으로 선 긋기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8.1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윤해리 최서진 기자 = 여야는 17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을 두고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긴 전 목사를 향해 강력한 법적 처벌 등 성토를 이어갔다. 미래통합당을 향해선 홍문표 의원 등 소속 인사들의 광화문 집회 참석에 대해 공식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반면 통합당은 당 차원의 공식 입장 발표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개별 의원 차원에서는 "전 목사 구속"과 "특정 집단에 대한 공격 자제" 등 상반된 발언들이 나왔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전 목사와 미래통합당에 경고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정부의 방역·예방조치를 방해하는 경거망동을 당장 멈춰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통합당을 향해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코로나19 위기는 철저히 외면한 채 제대로 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한 의원이 광복절 대규모 불법집회에 참가한 데 이어, 다른 의원은 난데없이 전 서울시장 장례식을 강행한 서울시와 민주당 당 대표도 고발돼야 한다며 정치 쟁점화에 나섰다. 전형적인 물타기이자, 국민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박성민 청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위급한 현재의 상황에서 분명하게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는 통합당의 행태는 명백한 '제식구 감싸기'로 보인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특정 종교인’과 불법집회를 지키는 일이 더 우선인가"라고 반문했다.

與, 전광훈 코로나 확진에 "구속" 맹공…野, 침묵으로 선 긋기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7.29. mangusta@newsis.com
여당 의원들은 전 목사에 대한 강도 높은 법적 처벌을 주문했다.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감염병을 대하는 그의 태도로 볼 때 한참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법원은 조금도 지체하지 말고 전광훈 목사를 격리·구속해야 한다. 검찰의 보석취소 청구를 즉각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통합당을 향해서는 "망국적인 극우집회에 참석한 자당 소속 인사들에 대해 제명 처분할 것을 촉구한다"며 "코로나19 확산에 가담하고 있는 자당 인사들에 대해 가장 강력한 징계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민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방역비용 증가에 대해 구상권도 청구해야 한다"며 "사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신동근 의원은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전 목사 같은 경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둘째치고 검사하는 것조차도 막고 있다"며 "종교 활동을 빙자한 반정치, 반사회적이고 반국가적인 행위다. 관용할 문제가 아니고 국가가 엄중하게 공권력을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해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동체 안전을 위협하는 반사회적 행동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합당한 조치를 취함에 있어 어떠한 관용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제일사랑교회 신규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방역조치에 적극적으로 호응하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행태로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김성주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전 목사를 향해 "격리지침을 어기고 광장에 나타나 군중 앞에 선 그가 바로 '바이러스 테러범'"이라며 "국회 복지위를 열어 '제2의 전광훈 방지'를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등 입법을 보완할 것을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與, 전광훈 코로나 확진에 "구속" 맹공…野, 침묵으로 선 긋기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 2020.08.12. photothink@newsis.com
반면 통합당은 침묵으로 전 목사와 선 긋기에 나섰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이 끝난 뒤 전 목사 코로나 확진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자 "민주당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날(16일) 배준영 대변인의 논평으로 갈음해달라"고 답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수도권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19의 방역을 위해 모든 국민은 정부의 방역 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집회 참석자들의 협력을 요구했다.

광화문 집회에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홍문표 의원은 전 목사와 접촉한 적이 없다며 현재까지 코로나 검사를 받을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지역구(충남 홍성군예상군)에서 종교인 세 분이 올라와서 그분들과 인사하고 3~4분 있다가 다른 일이 있어서 나왔다"며 "광화문에 갔던 수많은 사람과 거기에 사는 사람들은 다 자가격리를 하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집회 장소에서 전 목사를 만났거나 (집회와 관련된) 지도부와 같이 했다면 모르지만 만난 적도 없고 이들과 면식도 없다"고 설명했다.

與, 전광훈 코로나 확진에 "구속" 맹공…野, 침묵으로 선 긋기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8·15 국민대회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집결하고 있다. 2020.08.15. scchoo@newsis.com
통합당 내에서는 전 목사를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부가 특정 세력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됐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광훈 목사는 자신의 교회에서 코로나 대규모 확산이 확인됐는데도 소속 교인들을 서울 집회에 동원했다"며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보다 더 질이 나쁘다.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만 "경찰은 기존의 사례를 참고해서 박원순 (전 시장) 분향소 설치를 지시한 사람들을 모두 기소하라"며 "내 편 무죄, 네 편 유죄의 이중잣대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진석, 김진태 등 일부 통합당 전현직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특정 집단 세력에 대한 공격"이라며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일부 교회에서 비롯된 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국가방역 시스템에 도전하고 국민생명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진석 의원은 "특정 교회, 특정 종교인을 공격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특정 세력 집단에 대한 공격은 '코로나 확산 저지'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보건당국의 낮은 목소리가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당 차세대 주자가 화내고 윽박지르면, 검사받아야 할 사람들은 몸을 움츠리게 된다"며 "이런 성난 목소리가 코로나 확산 저지에 정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전 의원은 "대통령이 국민을 협박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열린 민노총(민노총) 주최 집회엔 더 많은 사람이 온다고 보도됐다. 민노총엔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두고 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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