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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이 던진 '국군=친일파' 주장 사실일까?

김원웅 광복회장이 던진 '국군=친일파' 주장 사실일까?
지난 4월 11일 서대문 독립공원 어울쉼터에서 열린 제101주년 대한민국임시정수립 기념식에서 임시헌장 낭독하는 김원웅 광복회장. 2020.8.16/뉴스1


김원웅 광복회장이 던진 '국군=친일파' 주장 사실일까?
지난 7월15일 국립대전현충원 장군제2묘역에서 엄수된 고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대장) 안장식. © News1

(서울=뉴스1) 이원준 기자 = 김원웅 광복회장이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비롯한 건국 인사 다수가 친일파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다.

특히 김 회장은 당시 군 수뇌부 및 이응준 초대 육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1대~21대 육군 참모총장을 싸잡아 친일파로 규정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김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대한민국은 민족 반역자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됐고, 청산하지 못한 역사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그 예시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 선생 등을 직접 거론했다.

이어 "서울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다. 해방 후 군 장성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자"라며 "이러한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이 지금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지방 광복절 경축식에 보낸 기념사를 통해선 "이승만이 집권해 국군을 창설하던 초대 육군 참모총장부터 무려 21대까지 한 명도 예외 없이 일제에 빌붙어, 독립군을 토벌하던 자가 육군 참모총장이 됐다"라는 발언도 했다.

김 회장이 기념사에서 언급한 친일반민족인사 69명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과 지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파 명단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 직속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당시 4년 넘는 조사 끝에 1006명의 친일반민족인사 명단을 발표했었다. 정부가 인정한 '국가공인 친일파'인 셈이다.

국방부와 보훈처에 따르면 이들 중 12명이 현재 서울과 대전에 있는 국립현충원에 영면해 있다. 서울현충원에는 7명, 대전현충원에는 5명이다. 지난달 향년 100세로 별세해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백선엽 장군도 여기에 포함된다.

김 회장의 지적처럼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반민족인사는 중에는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대다수다.

대표적인 인물이 서울현충원 장군2묘역에 안장된 신태영이다. 3대 육군 참모총장이자 4대 국방장관인 그는 해방 전 일본군 육사를 졸업하고 30년간 일본군으로 복무한 이력이 있다.

신태영과 함께 장군2묘역에 잠들어 있는 이응준 초대 육군 참모총장도 일본군 출신으로, 독립군 진압작전과 일제 침략전쟁에 참가했다.

이 밖에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친일반민족인사 중에는 이종찬(육군 참모총장·국방장관), 신응균(국방부 차관)과 신현준(해병대 초대사령관) 부자 등 일본군 혹은 만주군 출신 군인들이 대다수다. 12명 중 군인이 아닌 인물은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초대 총장을 지낸 백낙준이 유일할 정도다.

이러한 사실을 보면 '서울현충원에서 가장 명당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 있다'는 김원웅 회장의 지적은 사실과 가깝다. 최근 정치권에서 화두인 '현충원 파묘법'도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이응준 초대 총장을 비롯한 역대 육군 참모총장들이 '일제에 빌붙었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 이들 중에는 일본군·만주군 장교 출신도 있지만, 일제 학도병으로 강제 징집되거나 일본군과 상관없는 인물도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20대 참모총장을 지낸 노재현 전 국방장관은 일본군 복무 이력이 없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이 일방적으로 군 고위인사를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국군 정통성을 부정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군 창설 과정에서 친일파가 득세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군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한 현역 장교는 "광복회장의 발언은 국군을 적폐 취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승만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사람은 광복군 출신 이범석 장군이었다. 외부에서 누가 뭐라 하든 반박할 수 없는 현실이 아쉽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