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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여당… 협치 없이는 ‘뒤집기’도 없다

"9월초면 집값 안정" 자신했지만
전·월세시장까지 오를대로 올라
민심보단 친문 바라보는 당 운영
'당대표 레이스' 비전 대신 구애만

흔들리는 여당… 협치 없이는 ‘뒤집기’도 없다
코로나19 재확산 속에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놓인 난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176석의 거대여당으로 21대 국회를 이끌게 됐으나, 부동산 대책에서 꼬인 스텝이 협치 난항, 수직적 당청관계 등과 맞물려 지지율 하락을 촉진시키고 있어서다.

집권여당 인사들은 이르면 다음달 초에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집값을 비롯한 임대료 상승세는 여전하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의 협치도 대치 속에 영수회담 마저 쉽게 추진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여당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재인계 표심만 잡으려는 후보들의 행보로, 당내에서조차 불만이 터져나와 수평적 당청관계 무력화도 집권여당의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부동산 괴리, 언제든 지지율 발목

18일 한국갤럽의 8월 2주(11~13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부정평가의 원인으로 35%가 '부동산 정책'을 꼽았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같은 궤적을 그린다는 점에서 부동산 정책 후폭풍은 지지율 하락의 큰 축을 담당한다. 여기에 청와대 참모진발 다주택자 논란이 가까스로 매듭지어지는 듯 했으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다주택자 논란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이슈라는 점에서 지지율 하락의 촉매제가 될 우려도 있다.

일각에선 문제는 부동산 민심을 놓고 집권여당 지도부와 민심 간 괴리를 지적하기도 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들의 58%가 집값이 오를 것이라 전망했지만. 민주당 지도부에선 조만간 집값 하락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도 같은 대목이다. 해당 조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을 물은 결과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시기에 대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가 되면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집값이) 떨어졌다는 보도도 나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3선 중진인 이원욱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부동산 대책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23번의 단기적 처방에도 집값 우선 정책으로 가는 것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며 "부동산 대책도 좀 보다 근본적인 대책, 처방이 나와야 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협치 미지수, 친문 바라기도 문제

위축된 제1야당과의 협치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 문 대통령과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간 영수회담 추진 과정에서도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면서 여야 간 협치 구도는 좀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양당 원내교섭단체인 민주당과 통합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에서부터 대립할 것으로 보여, 자칫 민생이 아닌 정쟁에서 다투는 모양새를 보인다면 책임론은 거대여당에 쏠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협치에서도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여건에 당 지도부의 친문 쏠림은 당내 악재가 될 수 있다.

집권여당의 전당대회가 코앞에 다가왔으나, 지도부에 입성하려는 후보들 모두 친문계를 향한 구애 발언을 쏟아내면서 이번 지도부 선출을 무색무취한 행사로 전락시켰다.

결국 재선의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우리 당 전당대회는 분명 비정상"이라며 작심발언에 나서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여당 관계자는 "겉으로는 당청 관계가 수평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주도권이 누가 있는지는 과거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며 "아직은 상대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높다는 점에서 여당이 쉽게 제 목소리를 내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수평적 당청관계로 재정립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이 현장의 민심을 가감 없이 국정에 전달하는 역할 때문이다. 그러나 당이 제 몫을 못하면서 부동산 등 각종 정책이 혼선을 이어가고 민심 이반만 거듭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