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스타트업 발굴 지원 관심
"네오플럭스의 기업 네트워크와
기존 투자금융 연계 시너지 창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한금융지주가 벤처캐피탈사인 두산그룹의 네오플럭스를 인수하면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리더십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면서 조 회장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모험자본과 스타트업의 육성, 혁신성장의 플랫폼 조성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는 평가다. 인수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조 회장이 직접 인수를 지시했다는 것은 조 회장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 조 회장은 "은퇴 후 스타트업을 발굴하거나 모험자본을 육성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의지를 종종 밝히기도 했다.
모험자본 육성에 관심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이 네오플럭스를 인수한 것은 조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다. 신한금융은 지난 20일 두산과 네오플럭스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규모는 750억원이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이번 인수합병은 조 회장의 의지가 강력히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모험자본 육성과 스타트업 발굴, 지원에 대한 관심은 그룹내에서도 유명하다. 지난 2017년 신한지주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GIB조직 출범이었다. 은행과 증권, 지주, 생명, 캐피탈의 투자 역량을 집결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적극적인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공동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GIB 부문 영업이익은 6794억원으로 전년(4791억원)보다 41.8%나 증가하면서 결실을 맺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부터 관심을 가진 모험자본 육성 등을 그룹 회장이 되면서 GIB로 현실화 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의 이런 관심은 지난해부터 자연스럽게 스타트업, 벤처 발굴 지원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성장산업 금융지원 △디지털금융 선도 △성장생태계 조성이라는 3대 축의 '신한 N.E.O. Project'를 발표했다. 또 트리플-K 프로젝트를 선보여 대전, 마포, 인천 등에 혁신 성장 플랫폼을 완성했다. 여기에다 금융권 최초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의 마지막 퍼즐
신한금융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갖췄지만 직접 발굴하는 역량은 갖추지 못했다. 조 회장이 가장 아쉬워했던 것이 이 부분이었다고 알려졌다. 신한퓨처스랩 등의 지원 프로그램은 협력 기관의 도움을 받거나 지원 대상을 모집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신한금융이 직접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체계가 아니었던 것. 조 회장은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방법으로 벤처캐피탈사를 자회사 형태로 직접 만들지 인수합병을 할지 고민했다. 벤처캐피탈사 설립에 고민을 하던 시점에 두산그룹의 네오플럭스가 시장에 나오면서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탈사의 경우 업력과 네트워크가 중요한 자산인데 네오플럭스는 20여년 동안 벤처와 스타트업을 발굴해 온 경험을 갖고 있었다. 신한금융이 인수 사실을 공표하면서 "네오플럭스가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및 유망 비상장 기업 네트워크와 신한금융의 기존 투자금융 사업라인 연계를 통한 다양한 사업기회 창출 등 많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이유다. 신한금융에서는 네오플럭스 인수는 조 회장이 갖고 있던 성장생태계 조성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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