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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사업·봉사·일자리창출에 매진해왔는데…" 접경지역민들의 호소

"장학사업·봉사·일자리창출에 매진해왔는데…" 접경지역민들의 호소
철원요양병원 내부 병실에서 의료진들이 중환자들을 돌보는 모습 © 뉴스1


"장학사업·봉사·일자리창출에 매진해왔는데…" 접경지역민들의 호소
철원요양병원 전경 © 뉴스1

(철원=뉴스1) 이상휼 기자 = 연로한 중환자 180여명을 수용해 치료중인 접경지역 철원요양병원이 최근 어려움에 직면했다. 코로나19와 장마 등을 거치면서도 지역사회에 장학사업과 봉사활동에 멈춤이 없었던 의료기관이다.

강원도의회 전반기 도의장을 지낸 한금석(더불어민주당) 도의원은 "철원요양병원은 포천과 연천 등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지역민들을 채용하고 있고 지난 10여년간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장학기금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거점 의료기관이다"고 소개했다.

2011년 건립된 이 병원은 지역사회 일자리창출을 위해 근로자 120명 전원을 철원군민으로만 고용했으며, 환자의 90%도 철원주민이다.

이 병원은 철원지역 유일한 요양병원인데다 철원 서부지역에서 유일한 장례식장을 운영 중이다. 매년 수익의 30% 가량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사와 보건당국의 감사로 재정난에 휩싸여 위기에 직면했다. 이 병원이 혹여 문이라도 닫게 되면 지역사회는 대혼란이 불가피하다.

사법당국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충청지역에서 모 요양병원을 운영하는 A씨가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았다. 수사당국은 A씨가 과거 설립에 관여하는 등 연관이 있었던 철원요양병원도 수사 했다.

A씨는 경기 평택, 충북 청주, 충남 금산, 강원 철원 등 4곳의 요양병원을 설립한 바 있다. 현재는 모두 별도 의료법인이고 운영자 또한 다르다.

때문에 철원요양병원측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잘못이 있다면 달게 받겠지만 충청도의 별도 법인에서 일어난 일로 철원병원까지 수사하고 또 보건당국도 압박하는 상황은 고통스럽다"면서 "우리 직원들과 입원해 있는 중환자들의 안위가 더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문을 닫게 될 경우 의료진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고, 이 병원에 입원한 180여명의 노인 중환자들은 뿔뿔이 다른 지자체의 병원으로 이송해 외지로 떠돌아야 할 형편이다. 그렇다고 보호자들이 병든 노부모를 자택에 모시기도 어렵다.

병원장 B씨는 "이 지역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병원이라고 자부한다.
철원은 오지라서 특별한 사명감이 없이는 의료인력들이 상주하면서 일하기 어려운 곳이다"고 말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의료인력은 물론이고 간병인들도 모두 철원군민이다"면서 "대다수가 중환자인데다 자기부담금을 못내는 환자도 수두룩하다. 이들을 돌보며 평화롭게 생의 마지막 뒤안길을 책임지고 있는데 최근 코로나19와 장마 등 자연재해와 함께 수사와 감사 등 일련의 상황을 겪으며 많이 지치고 힘들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