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 우승 뒤 뮤지컬 '베르테르' 주역된 나현우
뮤지컬 '베르테르'로 대극장 무대 주역 데뷔를 앞둔 나현우. CJ ENM 제공
"제 연기의 원동력은 어머니예요. 영화 애호가인 어머니를 따라 어릴 적부터 영화관을 자주 갔고, 자연스레 영화배우를 꿈꿨죠. 어머니는 늘 제게 배우가 될 준비를 하라 하셨고, 어려운 형편에도 배우의 길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셨죠."
뮤지컬 배우 오디션 프로그램 '더블 캐스팅' 우승을 통해 뮤지컬 '베르테르' 주역 자리를 꿰찬 나현우(28)는 프로그램 방영 당시 밝은 에너지와 맑은 목소리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았다. 2014년 연극 '햄릿, 여자의 아들'로 데뷔한 그는 소극장 뮤지컬 '창문너머 어렴풋이'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규모가 큰 뮤지컬 무대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앙상블 배우로 관객과 만났고 대다수의 앙상블 배우가 그렇듯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는 "공연이 끝나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기도 했다"며 "그때도 연기를 포기할 생각은 안했다. 앙상블이라도 좋으니 부름을 받고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고 돌이켰다.
'더블 캐스팅'에서 그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력을 겸비해야 하는 뮤지컬배우의 자질에 가장 부합하는 후보자로 꼽혔으며, "나현우의 무대를 보고나면 그 넘버가 수록된 뮤지컬을 보고 싶다"는 시청자의 호평도 받았다. 특히 그는 '에어포트 베이비'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 중소극장 뮤지컬 넘버를 부르거나 '디어 에반 한센'처럼 국내 소개되지 않은 뮤지컬 넘버도 과감하게 불러 '선곡의 명수' '뮤지컬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방송에서 딱 한 번만이라도 내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고 그렇게 작은 배역이라도 따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지원했다"고 회상했다. "경연곡은 내가 평소에 즐겨 듣고 부르는 노래로 골라 내 취향을 자연스럽게 녹여냈죠. 연습실에선 항상 '디어 에반 한센'을 부르며 목을 풀었죠."(웃음)
그는 9월 1일 개막하는 '베르테르' 20주년 기념공연에서 '더블 캐스팅'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활약한 엄기준을 비롯해 유연석, 규현, 카이와 함께 베르테르를 연기한다.
그는 "개막이 다가올수록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부담감은 떨쳐낼 수 없기에 최선을 다해 연습하는 것만이 답인 것 같다"며 이번 무대의 무게에 대해 말했다. "베르테르를 단순히 슬픈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젊음의 열정과 용기 그리고 아픔을 가진 인물로 생각한다"며 "지금의 서툴고 풋풋한 내 모습과 조금 맞닿아 있지 않나"라며 자신만의 베르테르를 찾아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더블 캐스팅'에서 나현우는 경연의 마지막 곡으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넘버 '굿바이'를 불렀다. 쇼는 끝났고 이젠 자신의 인생이 시작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로운 출발선상에 선 나현우은 "이젠 내 몫인 것 같다"며 "당장은 내가 맡은 베르테르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자 목표"라고 답했다. "어떤 장르, 어떤 역할을 맡든 나만의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연기를 향한 진실한 마음을 잃지 않고 정직하게 나아가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예요." 공연은 11월 1일까지 서울 논현로 광림아트센터 BBCH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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